수도권에 출마한 국민의당 후보 2명이 괴한에게 습격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국민의당은 서울 강북을 조구성 후보가 4일 저녁 유세 중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계자들에게 폭행을 당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인천 남을 안귀옥 후보는 5일 새벽 길거리에서 한 남성이 갑자기 뒤에서 밀치는 바람에 벽에 부딪쳐 입술이 찢어졌다.
더민주당 측은 “강북을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측과는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수사 결과가 나와야 하겠으나 사실이라면 더민주당은 당 차원의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내놔야 한다. 여성인 안 후보를 폭행한 범인도 밝혀내야 할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국회의원 후보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은 정치적 자유의 침해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누가, 무슨 이유로 이런 ‘테러’를 자행했는지 반드시 규명돼야 할 것이다.
국민이 선거운동에 혐오감을 드러내고 투표 기피 심리가 커지는 것도 심각하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부동층이 줄어야 하는데 1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선 부동층이 25%로 나왔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나흘간 전국의 유세 소음 관련 신고는 2143건으로 하루 평균 535건이다. 2014년 6·4지방선거 때 하루 211건의 2.5배나 된다. 마이크 유세와 로고송을 ‘들을 가치가 있는 이벤트’가 아니라 소음으로 인식한다는 얘기다. “기분 나빠서” “정치가 싫어서” 같은 이유로 총선 벽보와 현수막을 훼손하는 ‘묻지 마 훼손’도 적지 않다. 그만큼 정치 혐오와 불신이 커졌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