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패션 거장 고티에 “영감을 준 최초의 ‘뮤즈’는 외할머니”

입력 | 2016-03-25 16:42:00


“남을 모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나타내는 것. 그것이 아름다움입니다.”

세계 패션계의 거장 장 폴 고티에(64·사진)가 생애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26일부터 6월30일까지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리는 ‘장 폴 고티에 전(展)’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캐나다 몬트리올 미술관과 프랑스 장 폴 고티에 하우스가 협업한 이 전시는 2012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뉴욕, 런던, 파리 등 8개국 11개 도시를 순회하며 220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서울 전시회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서울디자인재단과 현대카드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투어의 마지막 전시다.

25일 DDP에서 간담회를 연 고티에는 “1960~1970년대엔 금발의 스웨덴 여성이 미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졌다”며 “하지만 당시 나는 붉은 머리카락, 진한 피부 등이 갖는 강한 개성에 더 매력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고티에는 전문 모델이 아닌 다양한 체형의 남성, 여성, 노인들을 자신의 런웨이에 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다름이 가질 수 있는 개성이 곧 아름다움”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 출신인 고티에는 정식 디자인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그의 재능을 눈여겨 본 피에르 가르뎅에게 발탁돼 패션계에 입문했다. 1976년 자신의 첫 오트 쿠튀르(고급여성복) 컬렉션을 시작했고 1980년대부터는 남성용 스커트 등 관습에서 벗어난 전위적 스타일을 선보였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이란 별명도 얻었다.

이날 그는 자신의 패션철학을 ‘과거와 현재, 미래의 조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패션계에는 미래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잘못된 것이다. 전통적 요소를 껴안고 현재를 반영하는 동시에 미래에 눈을 두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패션”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티에는 한복을 테마로 직접 디자인한 드레스를 전시회 개막 기념 패션쇼에 선보였다.

이 패션 거장에게 영감을 준 최초의 ‘뮤즈’는 누구였을까. 고티에는 이 질문에 자신의 외할머니를 꼽았다. 그는 “관대하고 자상한 성격의 외할머니는 어린 시절 내가 상상한 모든 것들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주셨다”며 “지금까지 주로 활동하는 오트쿠튀르에 대한 관심도 어린 시절 외할머니 옷장에서 본 코르셋에서 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백연상기자 baek@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