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인성 갖춘 인재육성 위해 교양교육과 전공 융복합 과정 늘려 지역과 캠퍼스 특성 살려 …‘가장 잘하는 것’ 특화하는 추세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현실에서 조직은 죽거나 성장하거나이다. 대학 본질인 교육과 연구 영역에 있어서 인력 인프라 교육콘텐츠의 균형 있는 성장을 이끌어 내겠다.”(송희영 건국대 총장)
“청년실업률이 공식적으로 7.5%지만 체감실업률은 20%를 넘어선 지 오래다. 대학은 취업 양성소가 아니라고 항변하거나 일자리 문제는 정부나 기업이 해결할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황선혜 숙명여대 총장)
대학 총장들의 신년 화두는 ‘혁신’이었다. 대학 내 구조개혁은 피할 수 없는 기류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평가 등을 통해 정원을 2014년부터 2022년까지 16만 명 줄일 방침이다. 또 ‘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PRIME) 사업’, ‘대학인문역량 강화(코어·CORE) 사업’ 등 굵직한 규모의 재정 지원 사업을 통해 대학들의 구조개혁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각 대학은 학사 구조개편, 이공계 확대, 융합전공 확대 등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전공 외 분야와 인성도 갖춘 인재
특정 분야뿐 아니라 창의성과 인성까지 두루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융복합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이 많다.
올해 공과대학을 신설한 숙명여대는 융합적 사고를 갖춘 여성 공학자를 육성하기 위해 교양교육을 강화한다. 재학생들은 융합교과목 중 1개 이상을 반드시 들어야 한다. ‘현대사회와 과학기술’ ‘과학기술과 사회적논쟁’ 같은 게 대표적이다.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함께 토론하며 창의적 사고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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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는 바이오헬스 미래과학 인류문명 문화예술 사회체육 분야에서 ‘5대 연계협력 클러스터’를 추진 중이다. 대학이 정부 기업 지역사회 세계와 상생할 수 있는 자생 모델을 만들기 위함이다.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는 서울시와 ‘홍릉 바이오의료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동시에 삼성전자와 관련 산업을 특화하려 한다. 미래과학 클러스터는 공학 순수과학 생명과학 인문학 예술 등 관련 학문 분야를 통합해 △플렉서블 나노소자 △디스플레이 △미래형 에너지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분야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게 목표다.
숭실대는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 전문가 양성 학부 융합 전공을 운영 중이다. △소프트웨어학부 △스마트시스템소프트웨어학과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가운데 절반이 넘는 학생이 이수 중이다. 소프트웨어학부는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현장실무 연계 과목을 개설할 예정이다. 융복합형 소프트웨어 실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특성화가 답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특성화하는 것도 대학이 추진 중인 혁신 흐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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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대는 2014년 국내 최초로 중독연계전공을 신설해 올해 2월 첫 졸업생 27명을 배출했다. 술 마약 도박 인터넷 등 중독 문제가 심각하지만 관련 전문가 양성 기관이 전무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특성화 교육으로 새로운 직업군을 창출한 것이다. 한국생산성본부와 직접 중독상담 전문가 자격증을 개발하는 등 중독연계전공 학생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세종대는 내년 3월 소프트웨어(SW)융합대학을 설립한다. 지난해 10월 미래창조과학부 주관의 SW중심대학 지원 사업에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신설 대학에는 컴퓨터공학과 정보보호학과 소프트웨어학과 데이터사이언스학과 등 4개 전공과 엔터테인먼트SW, 소셜미디어매니지먼트SW 융합전공을 운영할 예정이다.
대학에서 제일 중요한 교육 콘텐츠를 발전시키기 위한 혁신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 최초의 사이버대학인 고려사이버대는 지난해 2학기부터 국내외 저명 학자나 실무자들의 지식과 경험을 강의에 담고 있다. 오프라인 대학은 비용이나 공간의 한계로 하기 어려운 혁신이다. 올해 1학기에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자 미국 돌봄 프로그램의 선구자인 로절린 카터 여사, 중국어문학 분야 최고 권위자인 김학주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강의 제작에 참여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