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멍… 아동센터서 끼니” 증언도 계모 “살해는 안했다”… 부부 구속
경기 평택에서 계모에 의해 버려진 뒤 실종된 일곱 살 남자 어린이가 장기간 학대 피해를 입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9일 평택경찰서 등에 따르면 신모 군은 누나(10)와 함께 2013년 말부터 1년가량 평택의 한 지역아동센터를 오가며 끼니를 해결하는 등 보살핌을 받았다. 신 군 남매는 추운 날씨에도 얇은 옷을 입고 다녔고 자주 배고픔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군의 몸에서는 멍자국 등 폭행 흔적도 발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군 남매는 2014년 말부터 센터에 오지 않았다. 또 신 군은 다니던 유치원도 2015년 초에 그만뒀다.
계모 김모 씨(38)는 지난달 20일 신 군을 버렸다고 진술했으나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집 근처에서 보이지 않았다는 이웃의 증언도 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김 씨가 얼마 전까지 인근 슈퍼에서 어린이가 먹을 만한 식재료를 사갔다”며 “신 군이 사라진 정확한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영장실질심사 직전 살해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살해하지 않았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유기 장소가 어디냐는 질문에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남편 신 씨는 “아이를 학대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때리거나 학대하지 않았다. (아내가) 학대하는지도 몰랐으며 베란다에 가두지도 않았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고 해서 (학대 사실을) 잘 몰랐다. 아이가 보고 싶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평택=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