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스타 쯔엉
베트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프로축구 K리그 무대를 밟게 된 르엉쑤언쯔엉(21·인천). 그는 “나를 응원하는 베트남 축구 팬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국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고 했다.
베트남에서 쯔엉은 한국으로 치면 박지성에 비유될 정도의 축구 스타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성인 국가대표팀보다 23세 이하 대표팀의 인기가 더 높다. 베트남 정부는 축구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파트너십을 맺고 2007년부터 유소년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인천도 축구 실력보다는 인기를 앞세운 마케팅에 무게를 두고 쯔엉을 영입했다. 남동공단이 있는 인천에는 4만 명가량의 베트남 근로자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구단이 마케팅을 위해 영입했다지만 쯔엉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한국 프로축구 팀에 입단한 첫 베트남 선수로서 사명감이 있다. 내가 잘해야 앞으로도 베트남 선수들이 K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높아진다. 목표는 팀의 주전이 돼 선발 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는 르엉쑤언쯔엉(6번)이 속했던 19세 이하 축구 대표팀을 소재로 한 만화가 있다. 이 만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은 쯔엉을 모델로 삼았다. DJH매니지먼트 제공
이런 차이를 쯔엉은 지난달 인천의 일본 오사카 전지훈련에서 몸으로 느꼈다. 그는 “훈련 때 한국 선수들과 부딪쳐 보니 체격과 체력에서 많이 밀렸다. 체격이 왜소한 편인데 기술적인 면보다는 우선 근육량을 늘리는 등 피지컬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드필더인 쯔엉은 177cm의 키에 몸무게는 68kg이다.
전지훈련을 통해 팀 내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 때문인지 쯔엉은 “당장은 1군 무대에서 주전으로 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최대한 빨리 팀의 주전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훈 인천 감독도 “실력을 갖춰야 경기에 나갈 수 있고 마케팅도 출전을 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쯔엉이 클래식 무대에 서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트남 축구 스타 쯔엉(가운데)은 우유 회사의 TV 광고 모델로도 출연했다. DJH매니지먼트 제공
인천=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