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순환로 폐쇄 첫날 표정
텅빈 내부순환로… 꽉 막힌 우회로 서울시가 성동구 사근 램프에서 성북구 종암 갈림목까지 내부순환로 양방향 통제를 시작한 22일 내부순환로(왼쪽 도로)는 한산한 반면 성북구 하월곡동 부근 정릉천 옆을 지나는 우회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보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겨우 17년 됐는데… 부실시공 가능성
정릉천 고가도로는 1999년 ‘PSC(Pre-stressed Concrete) 공법’으로 건설됐다. 15개의 강연(鋼撚)선으로 구성된 케이블(텐던) 여러 개가 박스 형태의 상판(거더)을 받치는 형태다. 미리 상판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설치할 수 있다. 기둥을 적게 세우면서도 일반 철근 구조물보다 더 강한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공법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공사는 한진건설(현 한진중공업)과 동부건설이다.
서울시는 결함이 발생한 교각을 안전하게 지지하는 임시 강재(鋼材)를 설치해 늦어도 한 달 내 통행을 재개한 뒤 본격적인 텐던 교체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예상 소요 기간은 약 3개월이다. 아울러 강변북로의 서호교와 두모교 등 같은 PSC 공법으로 만든 다른 교각에 대해서도 음파(音波)를 이용한 정밀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다.
○ 출퇴근 시간 평소 2배… 극심한 체증
통제된 내부순환로는 평소에 하루 약 10만 대의 차량이 다니는 곳이다. 통행량이 많은 월요일에 갑작스럽게 통행 제한이 이뤄지면서 출근길은 물론이고 퇴근길에도 극심한 교통 체증이 나타났다. 내부순환로 주변 종암로와 고산자로 정릉로 등 보조 간선도로는 평소보다 1시간가량 빠른 오전 6시부터 이미 정체가 시작돼 9시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내부순환로와 연결되는 동부간선도로 등 서울시가 우회로로 안내한 주요 간선도로에도 여파가 미치면서 극심한 체증이 발생했다.
성북구 하월곡동 종암 사거리를 거쳐서 출근하는 회사원 이모 씨(38)는 “보통 30분 안팎이던 출근시간이 오늘은 1시간이나 걸렸다”며 “월곡램프의 통행이 금지된 걸 보고 우회한 차량들이 주변 도로로 쏟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이날 주요 우회로의 오전 7∼9시 평균 속도는 지난주 월요일에 비해 최대 40% 이상 떨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열린 긴급회의에서 “관계기관에 충분한 사전 이해를 구하지 못한 점과 시민이 불편함과 불안을 느낀 것에는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가급적 증편된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