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한국어 교육 전공 김도완씨 호찌민서 ‘한국어 학교’ 운영… 제대로 된 외국인용 교재 만들 것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대구의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김 씨는 2004년 베트남으로 건너갔다. ‘영국이 영어 덕분에 버는 돈이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많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느낀 게 많았단다. 마침 베트남에서 한국어 강사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훌쩍 떠났다. 한국 기업의 활발한 진출 덕택에 한국어의 인기가 영어 못지않았다. 재외국민과 베트남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금방 자리를 잡은 김 씨는 현재 베트남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은 ‘힐탑 외국어학교’의 대표다.
하지만 학생이 늘어날수록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란 의문을 떨치기가 어려웠다. 문법 용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인에게는 전혀 다른 한국어 교수 방식이 필요했다. 외국인을 위한 제대로 된 한국어 교재도 없었다. 김 씨는 “‘직업 목적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베트남인들에게 한국 대학에서 외국인 학생을 가르칠 때 사용하는 교재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김 씨는 그동안 일요일 밤 호찌민에서 비행기를 타고 월요일 아침 인천에 도착해 월, 화요일 수업을 집중해 듣고 수요일 아침에 돌아가는 생활을 했다. 그는 “힘든 시간이긴 했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이제는 제대로 된 한국어 교육 교재를 만들어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