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17일 기공식… 2018년 개장
서소문 역사문화 공원 조감도.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들의 순교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84년 12월 서소문공원 안에 순교자 현양탑을 세웠다. 1991년 근처 약현성당에 서소문 순교자 기념관을, 2009년 순교성지 전시관을 지었다. 2014년 8월 16일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광화문 시복 미사에 앞서 이곳을 참배하기도 했다.
역사적 종교적 가치가 큰 서소문공원 일대가 역사·문화 공원으로 조성된다. 중구는 2018년까지 서소문공원과 주변 2만1363m²의 땅을 조선 후기 사회 변화상과 종교적 상징성을 담은 공원으로 만든다고 15일 밝혔다. 이 사업은 2011년 7월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2014년 6월 설계 공모에서 뽑힌 당선작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밑그림이 완성됐다. 국비와 시비 각 230억 원과 137억 원, 중구 93억 원 등 모두 460억 원이 투입된다.
17일 오후 서소문공원에선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이 열린다. 그러나 천도교 측은 천주교 중심의 역사·문화공원 조성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1894년 갑오농민혁명을 이끈 동학(천도교) 지도자 전봉준이 이듬해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교수형을 당했다. 2대 교주 최시형은 1898년 서소문감옥에서 재판을 받은 뒤 순교했고 농민군을 이끈 김개남은 전북 전주에서 참형된 뒤 머리만 압송돼 이곳에 효수됐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서소문공원은 근현대 역사를 담고 있는 성지”라며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천주교인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