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알파, 참신한 소통 실험… 최근 유행 미디어-콘텐츠 활용 젊은 독자들 마음 사로 잡아
시 웹툰 ‘시시하고 따뜻한 일상’. 시인 신미나 씨가 ‘시누이, 싱고’라는 필명으로 그리는 이 웹툰은 시인들의 시 작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보여준다. 창비 제공
창비 블로그(blog.changbi.com/lit/)에 연재되는 시 웹툰 ‘시시(詩詩)하고 따뜻한 일상’의 6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다. 이 웹툰은 심보선 시인의 시 ‘첫 줄’에 대한 해설이다. 시의 내용은 이렇다. ‘첫 줄을 기다리고 있다/그것이 써진다면 첫눈처럼 기쁠 것이다/미래의 열광을 상상임신한/둥근 침묵으로부터/첫 줄은 태어나리라 …’ 시의 뮤즈가 도래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시인의 열망은 거꾸로 그만큼 좀처럼 작품을 쓰지 못하는 어려움으로도 읽힌다.
웹툰에는 ‘심보선 시인 하면 떠오르는 무거운 이미지가 있었는데 귀여운 그림과 곁들여 보니 쏙쏙 읽힌다’는 등의 댓글 100여 개가 달려 있다. 이 그림을 그린 ‘시(詩)누이, 싱고’는 시집 ‘싱고라고 불렀다’를 낸 시인 신미나 씨다. 그는 시 해설 웹툰 ‘시시하고…’로 누리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팟캐스트 ‘시시한 다방’을 운영하는 김사인 시인.
최근 유행하는 미디어나 콘텐츠를 활용하기 때문에 젊은 독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점도 특징이다. 민음사 블로그(blog.naver.com/minumworld)의 ‘주문 제작 시-당신의 모티브’는 독자들의 사연을 시로 답해주는 공간이다. 백수인 오빠가 안타까운 20대 직장 여성이, 월급으로 감당할 만한 원룸을 찾느라 발품을 파는 젊은이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그에 맞는 시를 올려준다. 이 코너를 기획한 편집자 서효인 시인은 “주로 20, 30대가 이야기를 올린다”며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공감한다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