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수입 줄고… 대규모 희망퇴직에 지출 늘어 국내외 악재에 2016년 전망도 어두워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IBK기업 등 5개 시중은행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83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1조4613억 원)보다 42.9% 줄어든 규모다. KEB하나은행의 4분기 순이익은 261억 원에 그쳐 전 분기보다 88.5% 급감했다. 신한은행(2368억 원), KB국민은행(1434억 원)도 같은 기간 각각 48.8%, 38.6% 줄었다.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인력 구조조정이었다. 지난해 9월 하나-외환은행이 합병해 출범한 KEB하나은행을 비롯해 많은 시중은행이 최근 들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중은행들이 명예퇴직으로 31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썼다”며 “대기업 대출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3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도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당초에는 미국이 지난해 말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국내 금리도 올라 은행의 경영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연초부터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등 세계 각국이 ‘돈 풀기’에 나선 데다 국내 수출·소비 부진이 겹쳐 한국도 금리 인하 압력이 거세졌다. 금리가 내리면 NIM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여기에다 이달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돼 대출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은행들의 대출 규모 자체가 워낙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증권·카드 등 비(非)은행 계열사들이 큰 이익을 내면서 주요 금융그룹의 연간 수익은 일제히 늘었다. 특히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3772억 원으로 전년(2조811억 원)보다 14.0% 늘어 2년 연속 ‘순이익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정임수 imsoo@donga.com·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