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학생보다 학비 2배 받아… 명문 50곳 중 43곳 비중 늘려 “다양성-경쟁력 확보” 해명에도… 학부모들 “학생 장사” 반발
재정난에 허덕이는 미국 주립대학들이 자기 지역 학생 수는 줄이고 학비를 많이 내는 다른 주 출신을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 주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주립대가 지역 학생을 홀대하고 학생 장사를 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대학에선 다양성과 경쟁력이 확보된다고 반론하지만 학부모들은 반발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연방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14년 50대 명문 주립대 중 43곳이 2004년보다 다른 주 출신 학생을 더 많이 입학시켰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주립대 10곳은 지역 학생이 입학생의 절반 이하였다.
주립대가 다른 주 학생의 비중을 늘리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미국조사연구소(AIR)에 따르면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연구 중심의 주립대에 지원하는 2013년 예산은 5년 전인 2008년보다 28%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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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지역 내 학생을 홀대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캘리포니아대는 버클리(UC버클리)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 입학하는 다른 주 출신 학생 비율을 제한하기로 했다. 동부 명문인 버지니아대(UVA)도 다른 주 출신 학생 비율을 24% 이하로 묶었다.
아이비리그(미 동부 명문대)에서도 우수한 아시아계 남학생들이 입학사정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특히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는 아시아계 남학생이 학비 보조(financial aid)를 신청하는 경우엔 입학 기회가 크게 줄어든다. 일부 대학을 제외하곤 학교 재정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외국인에게는 학자금 보조 혜택을 주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