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관리委 인선 앞두고 충돌
서청원 작심발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오른쪽)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 위원은 이날 김무성 대표(가운데)의 권력자 발언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권력자는 김 대표 아니냐”며 “당신”이라는 호칭까지 쓰면서 정면 공격했다. 왼쪽은 원유철 원내대표.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친박계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원장으로 이한구 전 원내대표를 밀었다. 김 대표는 이미 26일 동아일보 단독 인터뷰에서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전 원내대표가 과거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100% 상향식 공천을 관철하려는 김 대표와 생각이 다른 것이다.
지도부가 공관위 인선을 두고 첨예하게 맞서는 것은 상향식 공천 룰 속에서도 ‘공관위의 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경선 후보를 추리는 자격심사 과정에서 각 계파가 지원하는 후보를 참여시키거나 배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구가 나뉘는 분구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추천제를 활용하자며 사실상 전략공천을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김 대표 측에서는 친박계가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인 이 전 원내대표를 공관위원장으로 추대해 대구 지역 비박계 후보들을 정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이 전 원내대표는 대구 지역 비박계의 중심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껄끄러운 관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 서청원 “새누리당 권력자는 김무성”
친박계 지도부는 공관위원장 인선 논의에 앞서 공개회의 때 김 대표를 일제히 공격했다. 일종의 기선 제압이었던 셈이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 대표를 “당신”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김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18일)에서 당신은 (국회선진화법에) 반대했지만 대표로서 사과한다고 했는데, 한 달도 안 돼 지금 누구한테 책임을 전가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것. 김 대표가 26일 “(2012년 국회선진화법 통과 당시) 권력자가 찬성하자 (반대하던) 의원들도 찬성으로 돌았다”고 말한 데 대한 정면 비판이었다.
‘신박(새로운 친박)’으로 불리는 원유철 원내대표도 이틀 연속 김 대표의 ‘권력자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당 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할 때 공천권을 위임했다”며 “나는 친박이나 비박에는 관심 없다. 옳고 그름에 따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당 내분과 관련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친박계의 공세와 관련해 여러 차례 질문했지만 “(질의응답을) 그만하자”는 말만 되풀이했다. 여권 관계자는 “‘서로 한 번씩 주고받았으니 이쯤에서 그만하자’는 암묵적 공감대가 있지 않겠느냐”며 “4·13 총선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고, 야당과의 입법전쟁도 빨리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친박이든, 비박이든 갈등이 격해지는 걸 원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