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브라질 등 잇단 경질
세계를 강타한 불황으로 각국에서 ‘경제 수장(首長)’인 재무장관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원자재와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신흥국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프리카 제2 경제대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은 이달 들어 재무장관을 두 차례나 바꿨다. 9일 별다른 이유 없이 은흘라은흘라 네네 재무장관을 경질한 뒤 집권 여당 의원을 후임으로 앉혔지만 주가가 급락하며 경제는 마비 지경이 됐다.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나흘 만에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재무장관을 지낸 프라빈 고단을 임명하는 등 촌극을 벌였다.
남아공 경제는 2009년 주마 대통령 취임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공무원 일자리를 대폭 늘리는 선심성 정책 남발,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 가격 하락, 달러 약세 때 끌어다 쓴 외채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이 나라 화폐인 랜드화 가치는 연초보다 24% 떨어졌다. 국가신용등급도 강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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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최근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10% 아래로 떨어지고 국가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는 등 정치 혼란에 경제난까지 겹쳤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에 따르면 브라질은 달러 빚이 약 380조 원에 이르고,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출 기업 상당수가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칠레도 낮은 경제성장률과 대통령 아들의 스캔들로 국정 혼란을 겪고 있다.
석유와 원자재를 수출하는 다른 남미 국가들도 신용등급과 자국 화폐 가치 하락 압력을 받고 있어 경제 수장들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