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형·정책사회부
이로써 5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지 218일 만에 메르스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보건의료계에서는 여전히 메르스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정부가 메르스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런 태도는 방역 역량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먼저 일부 감염자에 대해 ‘병원 밖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정부는 메르스 사태는 ‘병원 내 감염’만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통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의 역학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119번 환자(평택경찰서 경찰관)의 경우 환자가 발생한 병원 근처를 다녀간 증거는 있지만 병원 안으로 들어간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119번 환자는 병원 밖 감염자로 봐야 한다”며 “지금까지 정부 발표와는 다른 결과이고 이 점은 분명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9월 초 정부가 처음 작성한 메르스 역학 보고서를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하는 영문 학술지에 게재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에게조차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것도 의도적인 ‘메르스 사태 숨기기’란 비판을 받았다.
메르스 사태는 정부가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국민들이 오래 기억할 수밖에 없는 재난이다. 메르스 사태가 종료됐더라도 정부가 그동안 강조했던 지침 중 잘못된 게 어떤 것이었고, 왜 문제였는지를 국민들에게 상세히 알려야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정부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방역 역량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세형·정책사회부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