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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남다른 박성현, 선행도 남달라

입력 | 2015-12-23 03:00:00

팬 성금 합쳐 1억1420만원 기부
“어려웠던 시절 십시일반 도움 받아… 성적 올려 좋은 일 더 많이 할거예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1420만 원을 기부해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한 프로 골퍼 박성현이 22일 서울 청계천에서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박성현(22·넵스)의 별명은 ‘남달라’다. 다른 사람과 같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의미를 지녔다. 그는 캐디백 자신의 이름 밑에 ‘남달라’라는 글자를 새겨 놓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차세대 필드 여왕을 노리는 박성현이 남다른 선행으로 주목받았다. 박성현은 22일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에 1억1420만 원을 기부했다. 자신이 낸 1억 원과 팬 미팅을 통한 경매 수익금 1420만 원을 합친 돈으로 선행에 동참해 사랑의 열매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박성현은 “올해 한 일 가운데 가장 뿌듯하다. 마음이 채워진 느낌이다. 나 또한 어려운 시기에 많은 도움을 받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고교 시절과 프로 입문 초창기 가정 형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같은 연습장에 다니던 지인들이 경비를 지원했고, 후배 아버지에게 4년 가까이 무료 레슨을 받기도 했다. 2011년 11월 프로 시드 선발전을 치르려고 전남 무안에 가던 중 교통사고로 목 부상을 당해 1라운드를 마친 뒤 대회를 포기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2부 투어 상금왕을 거쳐 지난해 KLPGA투어에 데뷔한 박성현은 올해 4차례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내년 전성기를 예고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한국여자오픈에서 거둔 생애 첫 승이라고 한다. 박성현은 “1년 내내 앞만 보고 달려 돌아볼 시간도 없었다. 요즘 외출하면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져 조심스럽다. 앞으로 좋은 성과를 내야 좋은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새해에 더욱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라고 다짐했다. 22일 서울 청계천 주변에서 인터뷰를 했을 때도 그를 알아본 팬들의 사인과 사진 촬영 요청이 쏟아졌다.

박성현의 별명 ‘남달라’가 새겨진 캐디백.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7일 미국 캘리포니아로 출국해 내년 4월까지 시즌 대비 훈련에 들어가는 박성현은 “약점인 그린 주변 벙커샷을 집중적으로 보완하겠다. 일단 3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