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하면서 ‘낙서 잘 그린다’말 더 들어”
웹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이전의 이야기’ 원화전시실에서 광선검 모형을 들고 포즈를 취한 홍작가. 그는 “작업실에서 영화를 틀어놓고 보면서 그리는 건 아니다. 기획 단계에서 이야기 톤을 잡기 위해 ‘에피소드4’는 30번 이상 다시 돌려 봤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웹툰을 그린 홍작가(본명 홍성혁·35)는 내년 1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프린트베이커리에서 이 작품 속 이미지를 재가공한 원화(原畵) 전시를 연다. 지난 주말 전시실에서 만난 그는 “이제 ‘영화 표절해서 만화 그리느냐’는 식의 비난 메일은 안 오더라”며 웃었다.
―워낙 마니아 팬이 많은 영화를 만화로 옮기는 작업이라 부담이 컸겠다.
“처음 제안 받고는 마냥 좋기만 했다. 그런데 기획을 마치고 중요 이미지를 준비하면서 벽을 만났다. 영화 ‘스타워즈’ 속 기계 디자인은 다 아날로그적이다. 고장도 잘 난다. 주인공 중 한 명인 한 솔로의 밀레니엄 팔콘 호는 툭하면 여기저기 열리고 전선 다발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 복잡한 디테일을 어떻게 표현하나 고민에 빠졌다가 디즈니가 보내온 스타워즈 그래픽노블을 몇 권 보고 자신감을 찾았다. 미국 만화가들, 좀 심하게 대충 그렸더라.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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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초반에 ‘원작 설정 파괴한다’는 독자 반응이 있었지만 모든 내용은 디즈니의 감수를 받았다. 비중 높았던 악당인 ‘보바 펫’이 사막 전투에서 우스꽝스럽게 사라진 부분이 아무래도 아쉬워서 액션을 보강했다. ‘스타워즈’를 처음 본 건 꼬마 때 TV ‘주말의 명화’에서다. 지금보다 촬영 기술의 한계가 컸던 시절이라 액션 디테일과 속도가 달랐다.”
루크 스카이워커의 캐릭터를 재해석한 원화 이미지. 영화 ‘스타워즈’ 속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다. 카카오 제공
“처음 내가 제안한 웹툰 제목은 ‘루크 연대기’였다. 루크의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다. 기획을 구체화하며 고집을 많이 접었지만 가능한 한 처음 구상을 살렸다. 한 솔로는 젊은 독자들이 좋아할 스타일로 외모를 바꿨다. 솔로 역의 해리슨 포드는 틀림없는 슈퍼스타지만 젊을 때도 그다지 미청년은 아니었다.”
―수채화를 닮은 그림체 덕에 영화에서보다 인물의 애잔한 감정이 잘 전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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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