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이석명 단장. 사진제공|수원삼성
그룹 지원 감소 등 어려운 살림살이 속 2년 연속 클래식 2위
‘공짜표 없애기’ 정착 등 ‘프로다운 구단’ 만들었다는 평가
“저는 실패한 단장이지만 최고의 서포터, 팬 여러분을 만나 큰 힘을 얻었습니다. 저도 이제 한 명의 서포터로 돌아가 경기장 한켠에서 여러분들과 목청껏 수원삼성을 응원하겠습니다.”
K리크 클래식(1부리그) 수원삼성 이석명 단장이 퇴임한다. 구단은 4일, “그룹 정기 인사에 따라 이 단장이 15일 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이 단장도 구단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기명으로 글을 올려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룹 지원이 줄어 구단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뀌는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이 단장은 서정원 감독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수원이 2014~2015년 2년 연속 클래식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유스 시스템 정착에도 누구보다 큰 관심을 기울였다.
더욱이 자생력을 갖춘 ‘진정한 프로팀’을 만들기 위해 공짜표가 난무하던 과거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 올 시즌 홈경기 관중 전면 유료화를 시도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은 ‘홈 평균 관중 1위’ 타이틀은 내 줬지만, 입장 수익이 대폭 늘어나는 등 내실 있는 알찬 성과를 거뒀다. 수원이 올 시즌 달성한 유료관중율 90% 이상은 한국 프로축구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 단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3년 6개월 전 부임 시 저는 대한민국 최고의 단장이 되고 싶었지만 결론적으로 실패했습니다”며 아쉬움을 내비친 뒤 “그렇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서포터, 팬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구단이 어려울 때 보내주신 팬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가 저희들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저도 이제 한 명의 서포터로 돌아가, 경기장 한 켠에서 여러분들과 목청껏 수원삼성을 응원하겠습니다”고 적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