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테니스 여자 세계랭킹 7위까지 올랐던 박주연(왼쪽)이 경기도 이천장애인종합훈련원에서 2016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진출 및 메달을 목표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남자 기대주 이지환도 장애인올림픽 무대를 향해 라켓에 혼을 담고 있다. 사진제공|케이토토
2011년 창단, 국내외 대회서 꾸준히 성과
새 목표 리우 패럴림픽 진출 위해 값진 땀
유일한 여성선수 박주연, 이지환도 기대주
최용궁·안철용 “자신과의 싸움 포기 없다”
체육진흥투표권 수탁사업자 케이토토(www.ktoto.co.kr)의 휠체어테니스팀이 내년 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진출을 위해 값진 땀을 흘리고 있다.
2011년 창단한 케이토토 휠체어테니스팀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벌어지는 각종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며 한국 휠체어테니스를 이끌어가고 있다.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 때 시범경기로 채택돼 국내에 처음 소개된 휠체어테니스는 휠체어에 대한 규칙과 2바운드까지 인정(일반테니스 1바운드)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규칙이 일반 테니스와 동일하게 적용된다. 장애인 스포츠 종목 중에서도 가장 힘든 종목 중 하나로 손꼽힌다.
● 올림픽 기대주 박주연·이지환, 세계랭킹 상승 목표
쉽지 않은 운동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선수는 팀의 유일한 여성이자 창단멤버인 박주연이다. 국내 여자 휠체어테니스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박주연은 “휠체어를 타고 움직이며 공을 넘기는 것이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지만 그 한계를 이겨내고 공을 반대 코트로 넘겨냈을 때 오는 성취감에 가장 큰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다.
박주연은 휠체어테니스로 테니스라는 종목을 처음 접했지만 뛰어난 감각과 힘을 두루 갖춰 이번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의 최대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세계랭킹 7위까지 이름을 올렸던 박주연은 “올림픽 출전은 물론 세계랭킹 경신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다른 올림픽 기대주인 남자부 이지환도 세계 랭킹 20위 진입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지환은 “휠체어테니스는 최소 몇 년 이상을 연습해야 성과가 나오기 때문에 한 단계씩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매우 힘들다. 그러나 그 난관을 극복해냈을 때의 기쁨은 마치 마약과도 같은 중독성이 있다”고 휠체어테니스의 매력을 설명했다.
2011년 창단된 케이토토 휠체어테니스팀은 내년 9월 열리는 2016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진출을 목표로 경기도 이천장애인종합훈련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제공|케이토토
● 맏형 최용궁과 선수출신 안철용, 자신과의 싸움 이겨낼 것
듬직한 팀의 맏형 최용궁과 학창시절 테니스 선수였던 안철용은 “끈기와 노력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용궁은 “휠체어테니스는 단시간에 성적을 거두기 힘든데다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하는 역동적인 운동인 만큼 체력소모가 크다. 긴 인내의 시간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휠체어테니스의 매력에 빠져 일반 직장인에서 선수로 전향까지 단행한 그는 “체력이 받쳐줄 때까지 후배들과 계속해서 테니스를 하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학창시절 테니스 선수였던 안철용은 2년 전 경기용 휠체어로 갈아탄 후 여전히 적응기를 거치고 있다. 안철용은 “휠체어테니스는 개인종목으로 나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낼 수 있는 의지가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국제대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 한국 휠체어테니스, 유소년 발굴에도 힘써야
둘째로, 국내 휠체어테니스를 이끌어 나갈 유소년의 발굴이다. 휠체어테니스는 종목 특성상 선수용 휠체어 등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만큼 체계적인 지원이 없다면 인프라 확충은 물론, 유소년 육성 또한 정체될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 지도자로 케이토토 휠체어팀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지곤 감독은 “한국은 휠체어테니스에 대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인프라마저 부족해 유소년 발굴이 쉽지 않다. 장애인 체육 선진국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육성한 선수들이 성인 무대까지 활약을 이어가는 사례가 많은 만큼 우리나라도 휠체어테니스의 발전을 고민한다면 주니어 선수 육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유 감독이 7년째 지도하고 있는 18살의 신예 임호원은 국내 휠체어테니스의 미래를 짊어질 귀중한 자원이다. 11살 때 테니스 라켓을 선물 받아 처음 휠체어테니스를 시작하게 된 임호원은 현재 세계랭킹 35위로 34위까지 출전이 가능한 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 선배들과 함께 훈련에 임하고 있다.
유 감독은 “임호원이 우리나라 휠체어테니스의 미래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임호원의 활약이 유소년 장애인 스포츠 육성에 발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팀 창단 이래 유 감독과 함께 팀을 이끌고 있는 주득환 코치 역시 “점차 고령화되어 가는 휠체어테니스의 세대교체를 위해서라도 장애청소년들이 휠체어테니스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많은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케이토토 선수단과 스태프들도 재능기부를 통해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