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23·토트넘)은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지만 ‘황태자’ 이정협(24·부산)의 복귀는 무산됐다. 부상으로 한동안 대표팀 경기에 나서지 못한 둘이 상반된 선택을 받은 데는 슈틸리케 감독의 깊은 뜻이 담겨 있다. 대표팀의 장기적인 경기력과 선수의 몸 상태를 모두 고려한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12일), 라오스전(17일)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G조 선두인 한국은 승점 12(4승)로 2위 쿠웨이트(승점 10)에 승점 2가 앞서있다. 대표팀은 2차 예선 1, 2차전에서 미얀마와 라오스를 각각 0-2, 0-8로 꺾었다. 전력이 약한 두 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발 부상으로 9월 말부터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는 손흥민까지 불러들일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내년 3월 열리는 레바논전까지 염두에 두고 손흥민을 뽑았다”고 밝혔다. 그는 “K리거들은 3월에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경기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손흥민 등 유럽파들은 그 때도 시즌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아도 내년 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라오스전이 끝난 뒤 내년 3월까지 소집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2연전을 소집 공백에 대비해 팀워크를 다지는 기회로 활용할 예정이다. 소속팀 훈련에 복귀한 손흥민은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안더레흐트(벨기에)와의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화끈한 공격력으로 ‘슈틸리케호’의 샛별로 떠오른 권창훈(21·수원)은 중국 4개국 친선대회(9일~16일)에 참가하는 22세 이하 대표팀에 차출돼 2차 예선에는 나서지 못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