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10호/인터뷰 | 한국 농정의 산증인 이상무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정부, 학계, 국제기관서 쌓은 40년 노하우…“세계농어촌공사로 만들 터”
“모든 게 확 바뀌었다.”
1971년 농림부(현 농식품부) 사무관으로 정부 부처에 발을 들인 이 사장은 98년 기획관리실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27년간 농수산 분야에서 관료생활을 했다. 그 후 한국과 중국에서 대학 강단에 섰고, 중국 연변과학기술대 동북아농업개발원장,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필리핀 주재대표를 역임했다. 농어촌공사 제7대 사장으로 부임하기 직전까지 FAO 한국협회장을 비롯해 세계농정연구원 이사장, 아시아·태평양농업정책포럼 의장, 아프리카·아시아농촌개발기구(AARDO) 극동지역사무소 대표를 맡았다.
스마트워크 최우수 기관
이 사장은 지금도 농식품부 전·현직 관료를 통틀어 ‘3대 천재’로 회자되며 ‘한국의 주요 농업정책은 다 그의 손을 거쳤다’는 말이 나올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퇴임 후 10여 년간 세계 농촌을 기행하고 쓴 ‘파워 농촌으로 디자인하라’와 우리 농어업, 농산어촌의 역사를 만든 32인의 인생을 엮은 ‘내 일생 조국의 산 들 바다를 위하여’는 농어업 관련 종사자에게 필독서로 꼽힌다. 그를 전남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에서 만나 변화해가는 농어촌공사의 실체에 대해 들었다.
▼ 농어촌공사에 변화의 태풍이 불어온다는 말을 들었다.
“농어촌공사가 다시 태어났다는 말을 들을 만큼 체질부터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그동안 쌓여온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관습과 비리, 적폐를 청산해 투명하고 청렴한, 그러면서도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공사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 농어촌공사의 미래 성장동력을 세계무대에서 찾고 있다는데.
▼ 나주로 이전한 후 스마트워크 시스템이 도입됐다고 한다. 무엇인가.
“본사 이전을 기점으로 신사옥에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했다. 불필요한 일과 비합리적인 과정 및 절차를 버리고 필요한 일, 생산적인 일을 하자는 거다. 불필요한 회의, 결재, 문서 등을 줄이고 화상회의, 변동좌석제, 클라우드 시스템 등 효율과 소통 중심의 근무 환경을 도입했다. 집중근무시간제, 유연근무제, 스마트워크센터 등을 활용하는 직원이 늘어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일하는 근무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자부한다. 직원들의 의지와 열정이 넘친다. 공기업 최초로 스마트워크 성공모델을 만들고, 조직문화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
농어촌공사의 스마트워크 시스템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2014 스마트워크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공공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4대강 사업으로 많은 용수를 확보했다는데 농어촌지역은 가뭄으로 고생과 피해가 여전하다.
“스마트 물 관리 체계를 통해 가뭄 등 재해대응 능력을 향상하고 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용수 공급 기반을 확충하는 중이다. 당장은 농업용수 저수량 확대를 위한 저수지 준설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 강원, 충북, 경북지역 등 28개 지구에서 준설 작업을 실시해 52만t 용수량을 추가 확보했고, 추경예산을 편성해 다른 60개 지구에서도 준설 작업에 착수했다.”
▼ 관사가 아파트가 아니라 단독주택이라는 논란이 있다.
“국가가 정한 농촌주택표준 설계를 그대로 적용한 일반 사택이다. 농어촌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 누구나 활용하라고 국가가 만든 설계도다. 농어촌공사 최고경영자(CEO)로서 모범을 보이겠다는 차원에서 표준주택에 들어왔고, 실제 농민들에게 홍보도 됐다. 공사 이전 시기에 맞춰 화순군 능주면으로 아내와 함께 이사했는데 1년 가까이 지내보니 지역사회와 농촌 실정을 알고, 지역민과도 직접 소통할 수 있어 좋다. 혁신도시가 발전하려면 임직원이 이주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출퇴근길은 물론, 집에서도 농촌현장을 직접 느끼고 볼 수 있어 좋다.”
▼ 박근혜 대통령 대통령선거(대선) 캠프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혹 정치에 뜻이 있나.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2015.10.28.~11.03|1010호 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