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계속 있었더라도 살 쪘을 거다.”
넥센 양훈(29)은 11일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양훈은 전날 열린 1차전에 선발 투수로 5와 3분의 1이닝 동안 1실점했다.
넥센이 연장 10회 끝에 두산에 3-4로 패하면서 양훈은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그래도 취재 기자들이 더그아웃 뒤편 복도를 가득 채울 만큼 인상적인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지나가던 팀 선배 이택근(35)이 “너 메이저리그 가냐”고 물을 정도였다.
4월 8일 트레이드로 한화에서 팀을 옮긴 양훈은 “올해 들어 작년보다 슬라이더가 잘 떨어진다”며 “많은 분들이 체중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보다는 (손혁) 투수코치님의 말씀을 듣고 팔각도를 올리면서 공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양훈은 ‘투수는 몸집이 커봤자 좋을 게 없다’는 김성근 한화 감독 지론에 따라 몸무게를 10㎏ 정도 줄였다가 현재는 원래 몸무게(104㎏)로 돌아온 상태다. 양훈은 “아무래도 나는 몸무게가 나가야 공을 더 잘 던지는 것 같아 (김) 감독님 몰래 몸집을 키우던 중 팀을 옮기게 된 것”이라며 웃었다. 넥센은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지면 다시 양훈을 선발로 내세울 계획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