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은 볼 때마다 빈집
저 까치 부부는 맞벌이인가 보다
해 뜨기 전 일 나가
별 총총한 밤 돌아오는가 보다
까치 아이들은 어디서 사나
시골집 홀로 된 할머니에 얹혀사나
허공에 걸린 빈집
심심한 바람이나 툭툭, 발길질하고
달빛이나 도둑처럼 들렀다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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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이라는 시도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시인이 주목한 것은 매일 보는 까치집 하나, 늘 텅 비어 있는 새집 하나였다. 대개 무심히 보고 지나치는 그것을 시인은 여러 번 관찰했고 생각했다. 그 결과 또 다른 ‘섬집 아기들’을 조명해 냈다. 이 경우에는 단지 엄마와 아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슬픔은 더욱 넓게 퍼져간다. 이재무 시인의 까치집 주위에는 일하는 엄마, 일하는 아빠, 여전히 육아를 맡는 할머니, 부모가 그리운 아가들의 슬픔과 고단함이 골고루 묻어 있다. 까치집은 작지만 거기서 파급되는 쓸쓸함은 많은 사람에게 두루 걸쳐져 있다. 그래서 ‘허공에 걸린 빈집’이라는 표현은 분명히 까치집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내 집, 그 집, 우리 집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기와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아기와 떨어져서 일을 해야만 한다. 이 상황이 슬프고 아이러니하다는 것을 많은 부모들이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 시를 읽은 후라면, 비어 있는 까치집을 볼 때마다 걱정으로 가슴이 두근거릴 수도 있겠다. 굴 따러 나간, ‘섬집 아기’의 엄마가 그랬듯이 말이다.
나민애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