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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시리아 반군에 첫 공습

입력 | 2015-10-01 03:00:00

러의회, 푸틴 파병 요청안 승인
아사드정권 IS 격퇴작전 지원… 러, 26년만에 중동서 무력 개입




러시아가 시리아 서부 도시 홈스와 인근 하마 등지에서 첫 공습을 개시했다고 CNN 등이 미국 국방부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홈스는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약 160km 떨어져 있다.

이번 공습은 이날 러시아 상원 격인 연방의회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요청한 시리아 파병 요청을 승인함에 따라 이뤄졌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장은 “러시아 공군이 시리아 정부군의 이슬람국가(IS) 척결 작전을 지원할 것”이라며 “오직 공군력만을 사용할 것이며 지상군 파견은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중동에서 군사개입을 단행한 것은 198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이후 26년 만이다.

CNN은 미 정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시리아 서부 라타키아 공군기지에 주둔 중이던 러시아 전투기들이 홈스의 반군 기지를 공습했다고 전했다. 쿠르드계 언론 슬레마니 타임스도 러시아 수호이(Su)-24 전폭기 2대가 홈스 인근 도시 하마에도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지중해 연안 항구인 타르투스에 자국 해군의 기항권을 이미 확보했고 최근에는 최신 전투기도 여럿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뉴스는 러시아 해군이 지중해로 진출하는 규모도 크게 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 다목적 상륙함을 포함한 수많은 군함이 흑해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시리아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공습 개시 및 군사개입 확대가 미국 주도의 서방 연합군과는 별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리아 내전의 해법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주도권이 미국에서 러시아로 옮겨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해법을 놓고 정면충돌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동 전문가인 미 전직 외교관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에서의 역할을 늘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군사개입으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존속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고 분석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