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석균 영남대 총장 인터뷰
학생과 기업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면 교수들은 더욱 책임감을 갖고 연구와 교육을 하게 된다. 재학생은 선배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더욱 노력하게 된다. 졸업생은 자부심을 가진 동문으로 직장에서 인정받고 모교 발전에도 보탬이 될 고민을 하게 된다. 그는 출근할 때마다 이런 모습을 떠올린다.
접견실에서 만난 노 총장은 ‘절실한 자신감’을 강조했다. 대학의 위기를 자주 입에 올리는 현실이지만 그는 오히려 새롭게 발전하는 좋은 계기로 삼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성공을 위한 기회라는 뜻이다.
접견실 벽에는 영남대 설립자인 박정희 대통령 사진과 박 대통령이 1978년 3월 영남대를 찾아 쓴 ‘民族中興(민족중흥)의 棟梁(동량)’이라는 액자가 걸려있다. 액자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느냐고 묻자 노 총장은 “액자가 아니라 거울”이라고 했다. 총장으로서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는 이유다. 그는 “박 대통령은 인재를 키워야 나라가 산다”는 신념이 절실했다고 본다“며 ”‘나는 과연 그 정도 절실함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두렵다“고 했다.
노 총장의 절실함은 거창하거나 막연하지 않고 치밀하다. 공학자(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20여 년 영남대 공대 교수로 근무하다 2013년 2월 14대 총장에 취임했다)로서 몸에 밴 태도이다. 최근 발표된 교육부의 구조개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것도 그의 ‘공학 리더십’에 따른 결과라는 이야기가 많다.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어떤지, 교수들의 연구 성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직원들은 최고 수준의 행정 지원을 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대학의 내실을 꾀하고 존경받는 대학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노 총장은 영남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3가지 명확한 인식을 보여줬다. 첫째가 ‘이카루스 패러독스’이다. 즉 과거와 현재의 성공에 만족하면서 혁신하지 못한 1등 기업의 쇠퇴, 둘째는 근시안적 대응으로 겨우 생존을 이어가다 결국 쇠락에 접어드는 것, 시대에 맞는 변화를 이룩해 새로운 성공을 만드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이같은 기준으로 협력하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대학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