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바다서 뗏목 물 퍼내며 탈출… 휴대전화 불빛 비추며 3시간 버텨
전남 여수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에서 불이 났으나 선원 7명이 침착하게 대처해 전원 구조됐다.
여수시 삼산면 백도 동쪽 18km 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경남 사천 선적 저인망 어선 ‘205흥성호’(39t급)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6일 0시 10분경. 어선에는 선장 천모 씨(56)를 비롯한 한국인 5명과 베트남인 1명, 중국인 1명 등 7명이 타고 있었다. 선원 장모 씨(40)가 기관실 쪽에서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기관실 문을 열었으나 이미 불길이 번진 상태였다. 선원들은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려 했지만 불길을 잡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소화기 2개의 안전핀을 뽑은 뒤 기관실에 던져 넣고 문을 닫았다.
불길이 갑판으로 번지고 기관실 쪽에서 물이 차오르자 선원 이모 씨(38)가 여수해양경비안전서에 구조를 요청했다. 그 사이 선장은 퇴선 결정을 내렸고 갑판장인 김모 씨(64)가 구명 뗏목을 바다로 던진 뒤 차례로 뛰어내렸다. 구명 뗏목은 바닥이 있는 대형 튜브에 천막처럼 원뿔 형태의 덮개가 있는 구조물이다.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