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中 관제증시 블랙먼데이 다음날 불법매도 조사… “국가팀 철수 없다” 투자자에 약속 29일 상하이 증시 3.44% 올라… WSJ “3400 무너지면 대재앙”
최근 대폭락으로 중국 증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중국 금융당국이 ‘불법 매도에 대한 조사’라는 채찍과 ‘시장 안정 약속’이라는 당근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며 증시 살리기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27일 8년 만에 최대 폭인 8.5% 폭락하며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 상황이 발생한 상하이주가지수는 29일 오름세로 돌아서 3.44% 오른 3,789.17로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도 4.11% 올랐다. 이날 중국 증시가 상승한 것은 중국 정부의 주가 부양 의지를 읽은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블랙 먼데이 발생 하루 뒤인 28일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증시 부양을 위해 제한하고 있는 ‘대규모 매도’가 증시 대폭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내부 고발과 시장 모니터링 결과를 정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공안도 공동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증감회는 앞서 7월 3일 주가 대폭락 이후 증시 안정을 위한 대책의 하나로 불법 및 규정 위반 매도 행위가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해 왔다. 증감회가 7월 ‘시장 정보 사전 유출’ ‘규정 위반 매각’ ‘대주주의 매각 제한 위반’ 등의 이유로 조사한 상장사는 모두 28개사로 올해 상반기(1∼6월) 조사를 받은 22개 업체보다 많다. 일부 업체는 대주주들이 제한량 이상의 주식을 내다판 것이 문제가 됐다. 금융당국의 조사는 불법 및 규정 위반 행위를 단속하기 위한 것이지만 투자자들에게 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성격도 띠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국의 시장 구제 약속에도 불구하고 블랙 먼데이에 상하이증시 1114개 상장업체 시가총액의 5.3%나 차지하는 국영기업 중국석유의 주가가 평균 하락률인 8.5%를 크게 웃도는 9.6%나 떨어지게 방치한 것은 과거 국가팀의 대응과 달랐다”며 “구제 의지를 의심스럽게 했다”고 전했다. WSJ는 또 “이번 주 상하이주가지수가 3,400을 지키는지가 정부 신뢰에 대한 ‘최저선’이라는 공감대가 시장에 형성되고 있다”며 “만약 이 선이 무너지면 ‘재앙’ 수준의 주가 폭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