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추신수.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ML 데뷔 11년만에 첫 대기록…9회에 완성한 기적의 드라마
2회 2루타·4회 솔로·5회 안타·9회 3루타
텍사스 팀 역대 8번째…올시즌 ML 2번째
감독과 불화설 딛고 새로 쓴 위대한 이정표
텍사스 추신수(33)가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선수 최초로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했다. 한 경기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쳐내야 하는 사이클링히트는 1882년 출범한 메이저리그에서도 종전까지 306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데뷔 11년, 1059경기 만에 이 대기록을 달성했다. 텍사스 구단 역사상으로 따져도 8번째다. 2012년 아드리안 벨트레, 2013년 알렉스 리오스 이후 처음이다. 올 시즌에는 6월 17일(한국시간) 보스턴 브룩 홀트에 이어 2번째다.
● 극적인 사이클링히트 달성까지
● 불화설과 불안한 팀 내 입지 반전시킬까?
사이클링히트 기록 자체도 기념비적이지만, 타이밍이 좋았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텍사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좌완투수 등판 시 추신수를 선발에서 빼는 플래툰 시스템을 구사했다. 실제로 직전 2경기에서 추신수는 좌완 선발이 나왔다는 이유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20일에는 아예 나오지도 못했고, 21일 콜로라도전에선 8회 대타 삼진 후 우익수 수비 도중 교체라는 수모를 당했다. 이에 앞서 6월 11일 오클랜드 원정경기 직후에는 배니스터 감독이 추신수의 수비를 공개 질책했고, 이에 추신수도 “그럼 글러브를 줄 테니 (감독이) 해보라”고 취재진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음날 갈등은 봉합됐지만 앙금은 남았다.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를 받는 선수를 ‘반쪽’으로 만든 현실은 심상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추신수는 사이클링히트로 좌완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줬다. 오직 실력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