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산업/윌리엄 데이비스 지음/황성원 옮김/344쪽·1만6800원/도서출판동녘
윌리엄 데이비스의 ‘행복산업’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아서 행복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행복과학’ ‘긍정심리학’ 등 행복을 수치화하고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활기차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소위 ‘행복산업’도 2000년대부터 종교와 같은 열풍이 불었다.
저자는 공리주의자 제러미 벤담(벤섬)에게서 인간의 감정을 수치화하는 감정과학의 기원을 찾는다. 약 250년 전 벤담은 맥박이나 화폐가 인간의 감정 강도를 수치화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몸의 어떤 징후를 통해 감정을 측정할 수 있거나, 동일한 화폐가치를 가지는 다른 두 상품이 구매자에게 같은 감정 효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벤담의 ‘척도 아이디어’는 이후 설문지를 통해, 미묘한 표정 측정을 통해, 맥박 측정 등을 통해 우리의 주관적인 감정을 수치화해 주는 과학으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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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가진 감정을 변화시키려 안으로 향하던 비판의 날을 다시 밖으로 돌려야 할 때라고. 왜 행복이 화두가 되는지, 이제는 정치적·경제적 문제에 비판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