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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월만에… ‘유해 송환’ 국군포로 안장

입력 | 2015-07-06 03:00:00

31년전 北서 숨진 손동식 이등중사
탈북 딸이 국내 봉환… 현충원 모셔




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6·25전쟁 때 국군포로로 북한에 끌려갔던 고 손동식 이등중사의 유해 안장식이 엄수되고 있다. 육군 제공

6·25전쟁 도중 북한에 억류됐다가 1984년 사망한 국군포로 손동식 이등중사(1925년생)가 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았다. 2013년 10월 그의 유해가 중국을 거쳐 고국으로 돌아온 지 21개월 만이다.

육군 9사단 소속으로 참전한 손 씨는 함경북도 무산광산 등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다가 숨졌다. 손 씨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온 것은 딸 명화 씨가 2005년 탈북한 뒤 북한인권단체들의 도움을 받은 덕분이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손 씨의 유해에 대한 유전자(DNA) 감식을 통해 국군포로임을 확인했다. 당시 국방부는 처음으로 국군포로 유해 영접행사를 치르는 등 예우를 갖췄다.

명화 씨는 이날 울먹이는 목소리로 추도사를 읽어 내려갔다. “애타게 몸부림치며 부모와 형제를 그리워하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이렇게나마 보내드리는 불효자식을 용서해 달라”고 말하자 주위는 숙연해졌다.

손 씨가 현충원에 안장되기까지 21개월이 걸린 것은 죽어서 돌아온 국군포로의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였다. 손 씨의 유족 측은 살아 돌아온 국군포로와 유해로 돌아온 국군포로를 차별하지 말라고 요구해 왔다. 이에 국방부는 최근 국군포로 유해의 송환 비용을 실비로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아 ‘국군포로의 송환 및 대우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키로 했다.

국군포로의 유해가 북한에서 남한으로 송환돼 현충원에 안장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함북 온성으로 끌려가 평생 광부로 일하다 숨을 거둔 국군포로 백종규 하사의 유해가 2004년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