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준필름
영화 ‘마돈나’가 대기업 계열 극장체인으로부터 상영관수에 대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대형 멀티플렉스와 작은 영화 사이에서 빚어지는 다양성 침해와 불공정 경쟁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2일 개봉하는 영화 ‘마돈나’(감독 신수원·제작 준필름)가 확보한 주말 최대 68개의 상영관(6월30일 기준)가운데 CJ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관객 접근성이 편리한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상영관은 모두 4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극장의 80%를 차지하는 이들 3사 멀티플렉스 체인은 ‘마돈나’를 대부분 ‘다양성영화’ 전용관에만 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CGV는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인 아트하우스관 가운데 16개관을 내줬고, 롯데시네마는 서울과 목포 각 1개관을 뺀 나머지를 역시 100석 내외의 아르떼관에서 상영하도록 했다.
극장들은 ‘마돈나’와 같은 날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제니시스’와 ‘연평해전’의 흥행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영화계에서는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 영화 관계자는 “관객에게 제대로 영화를 소개하고 평가받을 기회를 처음부터 박탈한 셈”이라며 “극장이 상영관을 배정하는 내부기준이나 방침도 모호해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선 그 자의적인 판단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극장체인 CGV가 4월 초 공개한 개봉 첫 주 상영관배정기준을 보면 ‘예매수량’과 ‘같은 시기 흥행영화’ 등이 주요 판단근거가 된다. 상영관 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예매수량은 해당 영화의 개봉 주 월요일 수치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이에 따르면 ‘터미네이터:제니시스’는 6월25일 대부분의 극장에서 예매가 시작돼 개봉 주 월요일인 6월29일 40%대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반면 ‘마돈나’는 6월29일에야 멀티플렉스 극장예매가 시작됐고, 예매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