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정치권 강력비판]초재선-친박 설득해 파국 막은 김무성 김기춘 실장 시절 당청불통 언급 “이번엔 유승민이 유감표명 해야”
“피가 거꾸로 솟고 모욕적이었지만 그래도 대통령을 위해 참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5일 비공개 의원총회가 끝날 무렵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재임 시절 겪었던 당청 간의 소통 부재 경험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청와대 비선 실세 문건 파문’으로 정국이 뒤숭숭했던 1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언론에 노출된 김 대표의 수첩 메모에도 ‘○실장, 정치적으로 묘한 시기여서 만나거나 전화 통화 어렵다. 시간이 지난 후 연락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의총장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당청 소통을 못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자 김 대표가 나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한 것이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유 원내대표를 달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이어 김 대표는 청와대와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하도록 유 원내대표에게 권유했다. 의총 직후 유 원내대표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친박의 반발을 달래기 위해 김 대표는 그동안 초·재선들을 상대로 집중적으로 설득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김재원 의원 등도 만나 당정 간 파국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을 밝혔다는 것. 김 대표의 이런 물밑 작업들이 이날 의총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공세를 무디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