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이인용 박사-남성현 연구원 알레르기 연구… 바퀴벌레도 키워, 배설물까지 실험재료로 쓰기로
연세대 의대 의용절지동물은행에서 7년째 바퀴벌레를 기르고 있는 남성현 연구원(왼쪽)과 25년간 진드기를 길러온 ‘진드기 아빠’ 이인용 박사. 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14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사망자가 나오며 병인(病因)인 바이러스를 가진 ‘작은소피참진드기’가 다시 화두에 올랐다. 25년간 진드기를 길러온 ‘진드기 아빠’ 이인용 박사에게 진드기 피하는 법을 묻자 바로 답이 나왔다.
현재 이 박사는 용태순 연세대 의대 교수(의용절지동물은행장) 실험실에서 ‘집먼지진드기’를 애지중지 기르고 있다. 이불 등에 살며 피부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진드기다. 진드기를 기를 때도 아기 키울 때처럼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우선 지름 20cm 플라스틱 사육통에 식염수를 채워 진드기가 살기에 쾌적한 습도를 맞춰 줘야 한다. 이 안에 진드기의 ‘집’인 지름 12cm 작은 플라스틱 통이 들어가는데, 여기에 진드기가 먹을 ‘치어사료’도 함께 넣어준다. 진드기 집에 곰팡이가 자라지 못하게 하루 한 번 사료를 휘저어 주는 것은 필수다.
진드기와 바퀴벌레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만큼 연구실에서는 직접 두 생물에서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단백질을 분리 정제한 뒤 연구에 쓴다. 또 살비제(진드기를 죽이는 약) 후보물질을 찾고 살비 능력을 평가하는 연구에는 진드기를 이용하고, 바퀴벌레로는 살충제와 기피제 시료물질 검정시험을 진행 중이다.
다른 실험실로 두 생물을 분양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때 DNA 등 각 실험실에서 요구하는 형태로 바꿔주는 것도 연구팀의 일이다. 가끔 ‘배설물’만 달라고 하는 곳도 있다. 바퀴벌레라면 체에 걸러 주면 되지만 진드기라면 현미경을 보며 붓으로 배설물을 직접 골라야 한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