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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대박과 양자역학이 무슨 관계?

입력 | 2015-06-19 03:00:00

저예산 영화 ‘워낭소리’, 싸이의 ‘강남스타일’




2008년 저예산 다큐멘터리 영화로 기적에 가까운 흥행을 일으킨 영화 ‘워낭소리’(위쪽 사진)와 2012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신드롬은 양자역학의 ‘터널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인디스토리·빌보드 제공

2008년 말 개봉해 한국 영화사상 저예산 다큐멘터리로는 처음으로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한 ‘워낭소리’와 2012년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 뒤 단숨에 2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두 사건의 공통점을 과학적으로 해석하면 양자역학의 ‘터널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터널효과는 입자가 터널을 통과하듯 에너지 벽을 통과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노승국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터널효과는 뉴턴의 고전물리학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고 설명이 불가능하다”면서 “사회현상에서 ‘기적’처럼 드물게 일어나는 일을 터널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8∼2010년 개봉한 한국 영화 349편 가운데 투자액 대비 100배 이상 순이익을 기록한 유일한 영화는 워낭소리로 성공 확률은 0.0028로 극히 낮다. 노 연구원을 이 값을 슈뢰딩거방정식에 대입해 ‘영화흥행상수’를 찾아냈다. 이 값은 매출액을 제작비로 나눈 뒤 3500을 곱하면 된다.

노 연구원은 “아직은 자연과학 이론으로 사회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수준”이라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원자력에 대한 여론을 취합해 이를 토대로 원자력 연구 방향을 도출하는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이나 기름 등 유체 흐름을 설명하는 베르누이정리를 이용해 도로의 교통 체증을 예측하려는 시도도 있다. 베르누이정리에 따르면 속도가 빠르면 압력이 낮아지고, 속도가 느리면 압력이 높아진다. 고속도로에서는 유체의 흐름을 교통의 흐름으로 간주하고 계산한다.

하지만 교통에서는 운전자 개인의 판단이라는 변수가 발생하는 만큼 베르누이정리만으로는 완벽하게 설명하기 어려워 시간별 교통량 변화를 예측하는 편미분 방정식을 활용한다. 편미분 방정식으로는 정체가 시작되는 지점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서인수 KAIST 조천식 녹색교통대학원 교수는 “편미분 방정식은 교통 흐름을 예측해 버스 전용차로 운영을 결정하는 등 교통 인프라 설계에 자주 쓰인다”고 말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