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국경갈등 해소… 속내는 美편향 견제
수지 여사의 방중은 올해 초 미얀마군의 오폭으로 중국인이 숨지면서 악화된 국경 갈등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도 한 목적이다. 올해 3월 미얀마군은 중국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서 반군 격퇴작전을 벌이다 국경 너머 중국 윈난(雲南) 성 사탕수수밭을 오폭해 중국인 4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했다.
하지만 중국이 수지 여사를 불러들여 환대하는 것은 미얀마가 2011년 군부 통치를 끝낸 뒤 개혁 개방에 나서면서 점차 미국 편향으로 기우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는 테인 세인 대통령이 2011년 3월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은 후 ‘탈군부 정권 및 민주화 개혁’을 가속화하기 전까지는 서방으로부터 강도 높은 제재를 받아왔다. 중국과는 상대적으로 친밀한 관계였다.
올해 11월 미얀마 총선에서 수지 여사의 NLD가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수지 여사를 초청해 숙원 사업인 댐 건설에 대해 어떤 약속을 받아낼지 관심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전했다. 중국은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지와 바다의 신실크로드 계획)’ 추진에서 미얀마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협조를 부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6일 사설에서 “미얀마가 개혁 정책 이후 미국으로 돌아섰다는 말이 나왔으나 이는 너무 과장된 것”이라며 “미얀마가 ‘기중투미(棄中投美·중국을 포기하고 미국에 의탁한다)’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이어 “수지 여사는 중국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번 방중이 양국 관계의 앞길에 새로운 가교를 놓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