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스 카우프만
특히 베르디의 소속사이던 ‘카사 리코르디’의 위기의식은 컸습니다. 베르디의 후계자가 될 새 오페라 영웅을 띄워 올려야 했습니다. 밀라노 음악원에서 아밀카레 폰키엘리의 수제자로 육성받던 자코모 푸치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1884년 푸치니의 첫 오페라 ‘빌리’ 초연을 지켜본 이 회사의 줄리오 리코르디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고, 푸치니는 그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라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등 오페라 흥행사의 대작을 써내려갑니다.
당시 프랑스 오페라 수입을 주도한 곳은 카사 리코르디의 경쟁사인 손초뇨였습니다. ‘고국의 문화계를 육성하지 않는다’는 눈길이 따가운 것을 느낀 이 회사는 1883년부터 젊은 오페라 작곡가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단막 오페라 작곡경연’을 개최했습니다. 1889년 우승작인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대성공을 거뒀고, 마스카니는 이후 카사 리코르디를 견제할 손초뇨의 대항마 역할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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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19세기 말 이탈리아 오페라계의 내력을 소개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첫 내한공연에서 카우프만과 소프라노 홍혜경은 위에 소개한 베르디, 마스네, 푸치니, 마스카니, 카탈라니의 작품들을 노래합니다. 두 사람의 멋진 노래와 함께 뜨거웠던 오페라의 황금시대를 느껴보는 자리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