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도심 車경주 성황리 끝나
23일 인천 연수구 송도 도심서킷에서 열린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2차전 중 ‘제네시스 쿠페 드리프트 마스터’ 예선전에 출전한 차량들이 드리프트(차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것)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 경기는 이번 송도 대회에서 마련된 특별 이벤트로 심판들이 각 코너를 드리프트하는 기술에 점수를 매기는 식으로 진행됐다. 현대자동차 제공
난도가 높은 서킷인 만큼 충돌로 탈락하는 선수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관객들은 긴장하면서도 수도권에서 모터스포츠의 스릴을 만끽했다. 서킷 옆에 마련된 잔디밭 광장에서는 어린이용 자동차 주행과 무선조종자동차(RC카) 체험 등을 즐기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현대자동차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자동차 문화 축제인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TBMF)’과 국내 최대 원메이크 레이스(같은 성능의 같은 차종끼리 겨루는 경기) 대회인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 2차전이 인천 연수구 송도 도심 서킷에서 23, 24일 양일간 열렸다. 이제 국내에서도 모터스포츠 시장의 싹이 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행사가 모터스포츠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모터스포츠 팬층이 생겨나고 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에 따르면 국내에서 모터스포츠 등록 선수는 2011년 166명에서 지난해 494명으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특히 그간 50∼100여 명씩 선수가 증가하다 지난해에는 191명이 한꺼번에 늘었다.
국내 주요 서킷 중 한 곳인 강원 인제 스피디움에서 운전을 위해 받아야 하는 라이선스 발급자도 2013년 326명에서 지난해 1035명으로 1년 만에 급증했다. 올해에는 지금까지 700명 가까이 라이선스를 발급받아 연말이면 지난해 발급자 수를 가볍게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호 KARA 사무국장은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취미가 다양해지면서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중”이라며 “선진국에서도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현대차도 전략적으로 모터스포츠 문화를 육성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24일 곽진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양적 성장에 치중해 온 현대차가 이제 질적 성장을 해야 할 때라고 본다”며 “국내 1위 업체로서 모터스포츠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데다 고객과의 소통도 강화하고자 이번 행사를 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고성능 브랜드 ‘N’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차는 모터스포츠를 통해 관련 노하우을 얻고 마케팅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곽 본부장은 “아직 구체적이진 않지만 KSF와 ‘N’ 브랜드의 연결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24일은 ‘쏠라이트인디고레이싱팀’의 날이었다. 이날 KSF 2차전 메인이벤트인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10클래스 결승에서는 최명길 선수를 비롯해 오일기·김재현 선수까지 쏠라이트인디고레이싱팀이 1∼3위를 차지한 데다 하위 클래스인 20클래스에서도 같은 팀의 서주원 선수가 우승해 송도를 찾은 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채널A동아일보레이싱팀의 이원일 선수는 20클래스 3위로 시상대(포디움)에 올랐다.
KSF 3차전은 다음 달 20일과 21일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다. 올해 KSF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 현대성우오토모티브코리아, 기아자동차, 서한, 현대종합상사, 현대해상화재보험, 현대글로비스, 동아일보-채널A가 후원한다.
인천=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