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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장택동]특별교부금에 목매는 의원들

입력 | 2015-05-25 03:00:00


장택동 정치부 차장

“○○○ 의원이 특별교부금 ○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도로 보수에 ○○만 원, 학교 화장실 정비에 ○○만 원….”

의원들은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거액의 특별교부금을 확보했다’는 보도자료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역을 위해 내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의원들 시각에서는 총선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직결되는 예산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일이다.

의원들이 관심을 갖는 특별교부금은 교육부가 주관하는 ‘지방교육재정 특별교부금’과 행정자치부가 관장하는 ‘특별교부세’로 나뉜다. 배부 기준은 비슷하다. 관련법을 보면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특별하고 긴급한 사정이 생겼을 때 교육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신청하고 교육부 장관이나 행자부 장관이 결정해 나눠 준다’는 것이 요지다.

법률상으로는 특별교부금 배분에 의원이 끼어들 여지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의원들이 “내가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일까.

의원과 보좌진의 말을 종합해보면 일부 과장된 측면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는 교육청이나 지자체가 신청해 배정받은 것인데 의원이 “생색만 내는” 경우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특별교부금을 ‘따내는’ 데 실제로 의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한다. “특별교부금 배부는 전적으로 장관의 재량으로 이뤄지는 만큼 의원들의 ‘정치력’이 가부를 결정짓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특별교부금이 ‘쌈짓돈’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규모도 엄청나다. 지난해 교부된 지방교육재정 특별교부금은 1조4564억 원, 특별교부세는 총 9861억 원에 이른다.

예산안을 작성할 때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을 대비한 예산은 필요하다. 하지만 특별교부금이 본래의 목적에 맞게 배부되고 있는지는 꼼꼼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한 예로 의원들이 내놓은 보도자료에는 “특별교부금을 받아 주민 숙원사업을 해결했다”는 내용이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주로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도로 신설·확장, 학교시설 개·보수 등을 위해 특별교부금을 받았다는 것인데 이런 사업들은 정규 예산으로 해결하는 게 맞다. 한 재선 의원은 “정규 예산을 편성할 때 지역의 자잘한 현안까지 일일이 챙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불가피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정치 논리’에 따라 특별교부금을 나눠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다. 여의도 정치권 내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주요 현안을 놓고 야당 의원들을 설득할 때 특별교부금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한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

박근혜 대통령은 1월 특별교부금과 관련해 “사전에 지원의 원칙, 기준 등을 먼저 밝히고 사후에는 집행 결과를 공개해야 하겠다”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옳은 방향이다. 꺼릴 것이 없다면 정치권이 행동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

장택동 정치부 차장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