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범실시 학교 사례로 본 2016년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망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2학기부터 관내 모든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12일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선포식에서 학생들이 바리스타(위 사진)와 제빵기술자 일일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프로그램 부족과 지역 격차
대구에서 지난해 자유학기제를 시범실시한 학교들은 지역 여건에 따라 체험장 수준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도심에 있거나 학부모들의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은 학교는 다양한 체험장을 구할 수 있지만, 외곽에 있는 학교는 상대적으로 체험장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 체험장 섭외 방식도 현장 교사들의 각개격파로 이뤄지고 있다. 교육청에서 업무 협약을 통해 주선해 주는 체험장도 있지만 대부분의 체험장은 교사들이 먼저 전화를 걸어 협조 요청을 구하고 찾아가 설득하는 방식이다.
정책을 주도한 교육부가 지원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교육부는 타 지역의 우수 사례 정보만을 제공할 뿐 실제 일선 학교에서 필요한 직업체험장 섭외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프로그램 가이드라인뿐만 아니라 섭외 과정을 도와주고 해당 회사에도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차원에서 전국에 이용 가능한 직업체험장을 섭외해 일선 학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 지역사회 협력-교육부 지원이 성공 열쇠
지역사회가 얼마나 자유학기제에 협력하느냐도 제도 성공의 관건이다.
현재는 대구시가 대구시교육청의 자유학기제에 적극 협조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 3년 전 김차진 대구시교육청 장학관이 시청을 찾아가 “학생들 직업 체험을 위해 시 산하 기관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요청했을 때만 해도 “교육 분야는 교육청이 알아서 할 일이지 대구시가 나설 일은 아니다”며 시큰둥한 답변이 돌아왔다.
내년에 전국적인 전면 시행에 앞서 이런 문제점들이 보완된다면 자유학기제는 상당한 교육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신향숙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시범 실시 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줄어들고 아이들 성적이 오르는 등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고 있다”며 “성적 하락 등을 우려했던 학부모들도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