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눈으로만 확인”
불량 건물이 ‘안전’ 등급 평가를 받는 등 학교 시설물에 대한 안전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12일 공개한 ‘학교 안전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40년 이상 된 학교 시설물 664개동 가운데 28개동이 재난위험 시설인 D등급인데도 A∼C등급으로 분류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설물 관리 지침에 따르면 A등급은 우수, B등급은 양호, C등급은 보통, D등급은 미흡, E등급은 불량이다.
또 일선 학교에서 시설 안전점검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1만1000여 명 가운데 80% 이상인 8900여 명이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해 점검이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고 한다. 설문조사 결과 담당 직원들은 학교 시설물 외관 균열 등을 육안으로만 확인한 뒤 안전점검표에 그 상태를 기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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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전점검을 담당하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전교육을 받은 사람은 전체의 17.9%(1982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시도교육청에서 자체 제작한 시설 안전점검 관련 매뉴얼 및 공문을 통해 안전점검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2014년 6월 현재 전체 학교시설 3만3303동 가운데 4723동이 40년 이상 된 건물로 교육환경개선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을 포함한 시도교육청은 노후시설 보수에 쓰이는 교육환경개선 예산을 2011년 1조5140억 원에서 지난해 8830억 원으로 41.7%나 줄이는 등 안전 투자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