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MBC ‘앵그리 맘’ ‘여자를 울려’이어 KBS ‘후아유-학교 2015’도 가세
학교 폭력을 다룬 최근 드라마들. ‘후아유-학교 2015’(KBS)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은비(김소현)가 밀가루 세례를 받는 장면(위쪽 사진). ‘여자를 울려’(MBC)에서 아들을 잃은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덕인(김정은)은 건달도 저리 가라 할 싸움 실력으로 아이들을 돕는다. KBS MBC 화면 캡처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 맘’에 이어 방영 중인 MBC ‘여자를 울려’ 역시 주말극임에도 학교 폭력이 극 초반에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1999년부터 만들어진 ‘학교’ 시리즈의 6번째 시즌인 KBS의 월화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도 학교 폭력을 소재로 방영 중이다.
‘학교’ 시리즈는 체벌, 왕따를 비롯해 여고생의 술집 아르바이트 등 청소년의 현실을 가감 없이 다뤄 호평을 받았고 시즌마다 장혁 이종석 등 수많은 청춘스타를 배출했다.
‘후아유-학교 2015’도 지난 ‘학교’ 시리즈처럼 교육 현장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린다. 영은은 “일진요? 요즘 고등학교에 그런 게 있나…. ‘셔틀’ ‘삥’ 이런 것도 없을걸요. 서로 신경도 안 써요. 각자 자기 공부하느라고 바빠서”라고 말한다. 자기 자식이 조금이라도 피해 보는 것을 참지 못하는 이기적인 학부모부터 아이를 훈계한 교사에게 되레 사과를 요구하는 어머니 등 오늘날 한국 교육의 자화상이 담겼다. 백상훈 PD는 “강남의 일반 고교에서 여고생들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관계와 소통을 다룰 것”이라며 “과도한 설정보다는 현실적인 열여덟 살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루겠다”고 말했다.
‘후아유-학교 2015’를 비롯해 최근 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은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 등 모정을 강조하는 게 특징이다. ‘후아유-학교 2015’에서 송미경(전미선)은 딸 은별을 잃고 난 뒤 은비를 딸로 키우게 되는데 과거 학교 시리즈를 통틀어 극 중 어머니 비중이 가장 높다.
‘여자를 울려’에서 전직 형사인 정덕인(김정은)은 과거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픔을 감추고 산다. 덕인은 학교 앞 분식점 주인으로 일하면서 학교 폭력 피해자나 도둑 누명을 쓴 전 가해자 등을 돕는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학교 폭력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른(엄마)이 직접 현장에 뛰어드는 설정의 드라마는 세월호 참사가 촉발한 학생들에 대한 부채감과 어른들의 책임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며 “교육이 무너지는 이면에 잘못된 시스템이 있다고 바라보는 것도 유사하다”고 말했다.
정석희 문화평론가는 “학교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학교 폭력을 조명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선정성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며 “청소년다운 우정을 다루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