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도 전쟁의 구원(舊怨)을 풀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공동 비전 성명’을 통해 “2차 대전 이후 70년간 세계 평화와 안전, 번영에 기여한 파트너십을 영광스럽게 여긴다”며 “과거의 적대국이 부동(不動)의 동맹이 된 것이야말로 화해의 힘을 과시하는 모델이 됐다”고 밝혔다. 미 의회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일본의 진주만 공격 다음 날인 1941년 12월 8일 대일(對日) 선전포고를 했던 자리에 아베 총리가 서서 연설을 하도록 배려했다.
▷2차 대전의 주요 당사국 가운데 아시아 핵심 국가인 한국 중국 일본 사이의 화해만 남은 듯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이 도쿄 만에 정박한 미국 전함 미주리호에서 항복문서에 서명한 9월 2일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전쟁 피해국이 화해의 마당을 준비하고 가해국의 호응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시 주석이 아베 총리를 초청했으니 그가 결단만 하면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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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