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광양은 관광객이 더 몰려들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었다. 2007년 11월 세계해양박람회가 광양제철소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여수에서 열리기로 결정됐다. 이순신대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현수교’라는 기대를 받으며 같은 해 10월 착공했다. 2009년 9월에는 순천만에서 국제정원박람회의 국내 첫 개최가 확정됐다.
광양제철소 디자인 리노베이션 과정에서 제일 먼저 고민한 건 공장 외부 색채 계획이었다. 가야산, 중동 도심지, 태인도와 여수의 묘도 등에서 제철소 경관을 분석한 뒤 각각의 공장군 특성과 위치를 고려해 전체를 총 4개 구역으로 구분했다.
지나치게 긴장이 풀리지 않도록 명시성이 높은 색을 사용하면서도 쉽게 피로를 느끼지 않게 보색 조화를 맞춰야 했다. 근로자가 경각심을 가지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리노베이션의 중요한 목적이기도 했다.
대단위 산업시설인 만큼 도시공공디자인에 적용하는 웨이파인딩 디자인도 필수적이었다.
길을 효과적으로 찾기 위해 구역별로 색채 계획을 차별화했다. 건물 외벽에 건물명을 넣을 때는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에서 알아보기 쉬운 위치를 각각 선정하면서도 서체와 크기는 통일감 있게 디자인했다.
도시와 소통하려는 광양제철소의 노력은 시민과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았다. ‘광양시 도시경관 및 야간경관 기본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시민 294명과 전문가 93명에게 광양시의 지역 이미지와 상징적 경관요소를 물었더니 광양제철소가 백운산 매화마을 섬진강 컨테이너부두 이순신대교와 함께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