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결국 우리 경제가 현재의 침체를 딛고 창조경제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생태계 내 기업 간에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250여 개의 협력사와 20년 이상 장기 거래를 유지해 오며 세계 일류 기업이 된 핀란드의 코네 엘리베이터의 사례는 이런 협력체제 구축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소수 기업에 대한 자원 집중을 통해 불균형적으로 성장해온 우리 경제에서 기업 간 협력 문화는 아직 미흡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체제 구축의 정도는 특히 그러하다. 중소기업이 중간재를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하고 대기업이 최종재를 생산하는 우리 경제의 분업 구조에서, 중소기업들은 협력의 대상이 아닌 비용절감 대상으로만 여겨져 왔고, 이들에 대한 하도급 대금 미지급 등의 불공정행위가 만연해왔다. 따라서 이런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생태계의 건강함을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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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정부는 3월 25일부터 공정위 인터넷 홈페이지에 ‘불공정행위 익명 제보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그간 중소기업은 불공정행위를 신고할 경우 자신의 신원이 노출됨에 따라 향후 대기업과의 거래 단절 등 불이익이 있을 것을 염려해 신고를 꺼려 왔는데 익명 제보센터 설치로 이런 문제점이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정부는 제보자의 인터넷주소가 수집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장치를 마련해 제보자의 신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관행은 정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개선되지 않는다. 대기업이 자신과 거래하고 있는 협력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자신의 경쟁력, 나아가 자신이 속한 기업생태계의 경쟁력을 결정짓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공정 거래 및 상생 협력을 위해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이러한 인식 개선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중소기업 간 모범적 협력사례를 적극 발굴하고 홍보할 예정이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