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기자
급식 사진과 기사가 공개된 21일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다양한 의견이 댓글로 달렸다. ‘재료비가 다르지 않나’ ‘사진 한 장으로 비교하는 건 가혹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대다수는 학교별 격차가 아주 크다는 점에 동의하고 분노했다.
이런 격차의 원인은 간단했다. 학교 급식에서 학생은 ‘손님’이 아니기 때문이다. 매일 밥을 먹지만 학생은 다른 급식을 선택할 수 없다. 좋은지 싫은지, 맛이 있는지 없는지 제대로 귀담아듣는 곳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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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초중고교는 1만1000여 곳. 하지만 교육부는 매년 200여 곳만 뽑아 만족도를 조사한다. 각 지역 교육청도 대부분 학교 자체 평가에 의존하고 있다. 좋은 급식으로 꼽힌 경기지역의 한 고교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보도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취재 요청을 거절했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정작 밥 먹는 학생을 뒷전으로 밀어 놓는 상황도 문제다. 교육부 관계자는 “민감한 전체 학교의 급식 만족도는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학생 만족도 조사 결과가 유상급식과 무상급식 중 어느 쪽이 나은지 편 가르고 공격하는 근거가 되지 않을까 겁난다는 속내로 보인다.
콘테스트에 참여해 준 학생과 학부모 덕택에 취재진이 얻은 결론은 간단하다. 무상이든 유상이든 이제는 아이들에게 좋은 급식을 먹이는 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점이다.
보도가 나간 뒤 서울지역의 한 예고 학생은 기자에게 급식 사진까지 첨부한 e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잘 먹는 학생들이 있단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맛있는 반찬은 바라지도 않으니 평범한 음식이라도 푸짐하게 줬으면 좋겠어요. 맛없고 양 적은 급식을 받는 점심 때만 되면 억울한 마음까지 들어요.” 이렇게 오늘도 학생들은, 주는 대로 급식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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