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누드 무용극 2편… 4월 나란히 한국무대 올라
1951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 누드아트쇼 ‘크레이지호스 파리’. 반나체인 여성 무용수의 몸에 다양한 조명과 영상을 쏘아 외설스럽지 않고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더블유앤펀엔터테인먼트 제공
무용수 18명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무대에 올라 인간의 비극에 대해 몸으로 표현하는 ‘트라제디-비극’. 성남아트센터 제공
○ 크레이지호스 파리
화려한 영상과 함께 막이 오르자 여성 무용수인 ‘크레이지 걸’ 12명이 늘씬한 몸매를 뽐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무용수들은 공연 내내 상의를 벗은 채 무대에 올랐다. 성기 부분은 T팬티로 아슬아슬하게 가렸고, 명품 브랜드 크리스티앙 루부탱의 높은 하이힐을 신어 섹시미를 강조했다. 크레이지호스 파리의 앙드레 데상베르그 대표(40)는 “무용수들의 벗은 몸은 단순한 노출이 아니라 회화 작품의 밑바탕이자 움직이는 캔버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무용수들의 노출 정도는 상당했지만, 화려한 하이라이트 조명이 무용수 몸에 비춰지자 마치 형형색색의 비단 옷을 두른 것처럼 보였다. 총 105분(중간 휴식 포함)의 이 공연은 5∼10분 길이의 토막극 형식의 무용 에피소드 18개가 연달아 이어졌다. 무용수들의 춤은 대개 가슴과 골반이 강조됐는데 에피소드별 춤의 주제는 달랐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비슷한 패턴의 동작이 반복됐다.
파리 시민인 리오넬 씨(45)는 “프랑스 특유의 카바레 문화(샴페인을 마시며 공연 관람)와 크레이지호스의 화려한 조명의 모던함이 잘 융합돼 이 공연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크레이지호스 파리의 한국 공연은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 워커힐 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11만∼22만 원. 1588-7890
○ 트라제디(Trag´edie)-비극
공연이 진행될수록 커지는 거대한 드럼 소리 사이로 이들이 벌이는 몸부림은 처절하다. 그들의 몸을 타고 흐르는 땀이 사뭇 ‘눈물’처럼 느껴질 정도다.
안무가인 올리비에 뒤부아(43)는 e메일 인터뷰에서 “니체의 ‘비극의 탄생’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며 “춤으로 짜인 한 편의 시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디션에 참가한 인원이 1300명이었는데 신체 조건, 춤의 기량보다는 감수성과 경험이 깃들어 있는지를 살폈다”며 “다양한 인간 군상이 모여 비극을 논한다는 주제에 맞게 뽑았다”고 말했다. 2012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공식 초청작인 ‘비극’의 이번 내한 공연은 아시아 초연 무대다. 10, 11일 성남아트센터, 2만∼7만 원. 1544-8117
파리=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