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걸 명예회장 “보유주식 절반 기부… 국가 미래전략 인재 육성”
한샘은 26일 조 명예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한샘 주식 534만 주 가운데 절반가량인 260만 주를 공익재단인 ‘한샘드뷰(DBEW) 연구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재단은 세계 변화를 예측하고 열강의 각축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조 회장이 2012년 5월 설립했다.
조 명예회장이 출연하는 한샘 주식 260만 주의 가치는 26일 종가(17만6500원) 기준으로 4589억 원에 이른다. 그는 우선 이날 60만 주(1059억 원)를 기부했으며 나머지 200만 주(3530억 원)도 순차적으로 재단 운영을 위해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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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조 명예회장은 세 딸 중 한 사람이 아닌, 직원 출신의 최양하 현 회장에게 회사 경영을 맡겼다. 이후 2012년 한샘드뷰 연구재단을 설립하고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역사 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드뷰(DBEW·Design Beyond East & West)는 ‘동양과 서양을 뛰어넘는 디자인’이라는 한샘의 디자인 철학에서 따온 이름이다. 한샘드뷰 연구재단은 그동안 한중일 등 동아시아 3국의 역사 관련 연구 등에 연구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한샘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은 평소 ‘우리는 강대국 사이에서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한일강제병합이나 남북 분단, 6·25전쟁 같은 비극을 겪은 만큼 과거와 미래를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이번 사재 출연도 능동적으로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할 싱크탱크가 우리나라에 절실하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조 명예회장은 “르네상스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경험한 유럽처럼 아시아가 문예부흥을 맛보려면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나와야 한다”며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처럼 우리도 국가를 위해 헌신할 지도자를 키워 미래를 대비하는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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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킹스연구소 외에도 미국에는 전 세계 싱크탱크(5500여 개)의 3분의 1인 약 1830개가 몰려 있다. 미국에서 싱크탱크는 입법, 사법, 행정, 언론에 이어 ‘제5의 권력기관’으로 불릴 정도다. 고급 인재들이 공직을 마친 뒤 싱크탱크에서 국가 발전 전략을 만들고 실행 방안을 내놓는 선순환 구조가 이미 정착돼 있다.
국내에도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이 개별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가 정책 방향에 대한 조언보다는 글로벌 경영 환경 파악과 자사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싱크탱크와 차이가 있다.
박창규 kyu@donga.com·김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