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직접 투자 넘어 공동펀드까지 조성
중국 자본력·한국 급성장한 기술력 조화
“한국 독창적 아이디어·기술 유출” 우려도
그 양적 단위부터 다른 ‘차이나 머니’가 한국의 영화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합작을 넘어 한국영화사나 배급사에 직접 투자하고, 대규모 펀드로 참신한 작품을 발굴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화처미디어그룹은 지난해 말 영화 ‘변호인’, ‘7번방의 선물’의 투자배급사 NEW에 535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2013년부터 영화 제작 및 투자로 사업을 확장했고, 새로운 활로를 한국 영화시장에서 찾고 있다. ‘도둑들’의 쇼박스 역시 화이브라더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투자를 이끌어냈다. 앞서 ‘미스터 고’와 ‘강남 1970’ 등 제작을 함께 해온 두 회사는 중국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매년 2∼3편을 내놓기로 협의했다.
차이나 머니는 이제 공동 펀드로까지 이어진다. 최근 국책펀드 차이나미디어캐피털이 한국영화에 8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중국 알리바바도 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한국영화에 주목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 크다. 중국 최대 부동산회사 완다그룹은 지난해 부산시와 MOU를 맺고 영화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다. 지금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지만 힘의 균형이 중국으로 넘어간다면 한국영화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자칫 한국영화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중국에 고스란히 넘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