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규모 확대로 요건서 벗어나… 두산그룹 “실질적 지주역할 유지”
두산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인 ㈜두산이 올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지정에서 제외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의 사업 규모가 증가하면서 지주회사 요건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19일 ㈜두산이 공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자산총액에서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차지하는 비율(지주비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법은 지주비율이 50% 이상일 경우 지주회사로 지정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4월 지주회사 지정 결과를 발표하는 가운데, 이 감사보고서가 확정되면 ㈜두산은 지주회사에서 제외된다. 지주회사에서 제외되면 금산분리 규제 등에서 자유로워지고 자회사 간 상호 출자도 가능해진다. 반면 그간 손자회사와 증손회사에서 받던 배당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은 없어진다.
㈜두산의 지주비율이 5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연료전지 회사 미국 클리어에지파워와 국내 퓨얼셀파워를 인수하고, 2013년 지게차 사업 계열사 산업차량BG를 합병하는 등 사업 규모를 키우면서 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두산의 지주비율은 지주회사로 전환한 2009년 66.1%에서 2011년 54.0%, 2012년 54.6%, 2013년 51.6%, 지난해 47.8%로 내렸다.
한편 이날 두산인프라코어는 자회사인 중장비업체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DIBH)의 프리 IPO(기업공개)를 통해 올해 약 8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프리 IPO는 기업공개 전 보유한 지분을 일부 매각하거나, 제3자 배정 방식의 증자 등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조달한 금액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263.6%다. DIBH는 북미와 유럽지역 밥캣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3조7387억 원, 영업이익은 3220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4.4%와 13.5% 증가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