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 선수. 사진제공|마니아리포트
LPGA 한국선수들 서로 경쟁·조언 ‘시너지효과’
“잘하는 후배들이 계속 등장하니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한국선수들의 전력이 강해진 것 같다.”
8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최종 4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연습그린에서 몸을 푸는 선수들만 보면, 마치 한국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출전선수 70명 중 19명이 한국 국적의 선수다. 특히 올해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거친 거물급 신예들이 합류해 그런 느낌이 더 강했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에게도 후배들의 가세와 동료들의 우승은 긍정적 효과로 이어졌다. 박인비(27)는 “올해 실력이 좋은 후배들도 많이 왔고, 전반적으로 한국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걸 보면서 ‘나도 뒤지면 안 되지’라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또 한국선수들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도 얻게 된다. 좋은 경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자이기는 하지만, 한국선수들은 서로 좋은 파트너이자 때로는 조언자가 되기도 한다. 특히 투어에 처음 올라온 새내기들에게 선배들이 들려주는 조언은 빠르게 적응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올해 처음 LPGA 투어에 데뷔한 백규정(20)은 “(박)인비 언니나 (유)소연(25)이 언니가 어떻게 하면 실수를 덜 하면서 빨리 적응할 수 있는지 조언을 많이 해준다. 지금까지 큰 부담 없이 경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짝을 이뤄 연습할 때는 코치가 되기도 한다. 퍼팅 그린에서 함께 경사를 봐주면서 연습하거나 경기가 끝난 뒤 코스를 분석하며 다음 경기를 함께 준비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이는 2015년 LPGA 투어를 강타하고 있는 ‘코리언 돌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1월 개막 후 펼쳐진 5개 대회에서 4승을 휩쓴 한국선수들의 끈끈한 동료애는 한국여자골프를 세계 최강으로 이끈 또 다른 힘이다.
싱가포르|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