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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 동남아시아학과, 미얀마 연수-현지조사 비용 전액 학교서 지원 ‘생생 학습’

입력 | 2015-03-05 1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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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 동남아시아 학과 박장식 교수는 “미얀마어 전공자들은 취업하는 데 그리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며 “동남아학부로 통합되면서 미얀마어를 포함해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이아어 등은 융복합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외국어대학교(BUFS) 동남아시아학부 미얀마어 전공. 전국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미얀마어를 가르치는 곳이다. 최근 미얀마가 뜨면서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1992년 미얀마 학과 개설 이후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온 곳이다. 지난해까지 미얀마학과였으나 올해부터는 학교 측의 큰 그림에 따라 동남아시아학부로 합쳐졌다.

국내에서 미얀마어가 자리를 잡게 된 데는 박장식 교수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대학에서 인도어를 배우던 그가 미얀마어로 전공을 바꾼 것은 1983년 버마(미얀마) ‘아웅산 테러’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정부는 테러 사후 수습과정에서 미얀마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없어 애를 먹었다. 국비 장학생으로 미얀마어 전공자를 양성키로 했다. 그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보자며 결단을 내렸고 국내 1호 미얀마어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됐다. 그는 미얀마 현지로 유학을 가고 싶었으나 당시 미얀마 군부정권이 유학을 허락하지 않아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미얀마어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인도에서 박사학위도 받았다.

1992년 부산외대가 미얀마어과를 처음 만들 때 그는 창설멤버로 합류했다. 이후 많은 게 달라졌다. 국제사회에서 미얀마의 위상이 높아졌다. 미얀마는 2011년 당시 테인 세인 총리가 반세기만에 군부지배를 종식시키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민간 정부가 민주화와 대외 개방 정책을 천명하면서 미얀마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접도 달라졌다.

부산외대는 지난해 12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미얀마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열심히 뛰었다. “국내 유일의 미얀마어를 가르치는 부산외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학위를 수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미얀마 정부 측에 전달했고 테인 세인 대통령은 방한 기간 부산외대를 찾아 박사학위를 받았다. 물론 박 교수의 공이 컸다.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는 미얀마 국가가 울려 퍼졌다. 미얀마어 노래동아리인 ‘칫뚜(사랑하는 사람)’ 회원들이 미얀마 국가를 부른 것.

“거바 머제 미얀마 뻬 도 보봐(세계로 진출하는 미얀마여)/무에 젬무 친 ¤노베(조상으로부터 상속받은 우리 영토를 지키리라)….”

노광규 씨(2학년)를 비롯한 칫뚜 멤버 12명은 2주일동안 미얀마어과의 미얀마 출신 교수에게 국가를 배웠다. 그는 “미얀마 형성에서 지금의 미얀마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미얀마 국가의 의미를 교수님으로부터 듣고 더 진지하게 불렀다”고 말했다. 부산외대는 미얀마 대통령의 이름을 따 ‘테인 세인 홀’을 만들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미얀마 대통령의 인기가 높아 부산외대에 이어 부경대와 부산대도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다.

미얀마가 뜨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얀마어를 가르치고 있는 부산외대 동남아시아학부내 미얀마어 전공 학생들도 활기가 넘친다. 윤다은씨(4학년.왼쪽)은 미얀마 6개월 연수를 마치고 현재 LG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고 있고, 이유진 씨(3학년)은 현지조사와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올해 2월까지 미얀마학과가 배출한 졸업생은 모두 450여 명.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미얀마 관련 일에 종사하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미얀마 현지에서 활동하는 인원만도 50여 명. 현지에 진출한 삼성 LG전자 등 대기업 직원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견간부로 활약 중이다. 또 한세실업을 비롯한 의류제조업체나 중소기업, 최근 진출한 롯데리아에서도 일하고 있다. 미용업이나 식당 등 개인사업을 하는 졸업생들도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마피아’로 불릴 정도로 끈끈한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이 밖에 미얀마어 수요가 있는 국가정보원, KOTRA, 법무부출입국사무소, 미얀마주재한국대사관 등에도 취업하고 있다. 또 미얀마어 수요가 늘면서 박사도 4, 5명 정도 배출했다.

이처럼 취업이 어렵지 않다보니 재학생들도 학교 공부에 적극적이다. 현지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윤다은 씨(4학년)가 대표적인 경우. 그는 2013년 미얀마 수도 양곤 외곽 뚜어나 지역에서 같은 학번 친구와 함께 홈스테이를 했다. 홈스테이 비용은 월 15만 원 정도였고, 주로 어학공부만 했기 때문에 큰돈은 들지 않았다. 보수적인 사회분위기 때문인지 홈스테이 집의 주인 할아버지도 학생들의 통금시간을 오후 7시 반으로 정했다. 할아버지 가족과 자주 어울리고 교회에도 다니며 교류의 폭을 넓혔다. 또 미얀마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 별도로 과외도 받았다.

윤 씨의 미얀마어 실력은 올해 빛을 발했다. 그는 LG전자 현지 인턴사원으로 채용돼 2월말 양곤으로 떠났다. 그는 8주간의 인턴 과정을 거쳐 성적이 좋으면 채용된다. LG전자와 학교가 협약을 맺은 결과다. 윤 씨는 인턴사원으로 6학점을 채우게 되면 취업계를 내고 곧바로 취업할 수 있다. 윤 씨는 “미얀마를 다녀보니 일본의 공적개발원조(ODA)가 많고 일본 자동차가 많아 보였다. 우리나라를 알리는 한편 개인적으로도 성공하고 싶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부산외대는 최근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렸다. 미얀마어과는 양곤외국어대와 협약을 맺어 교환학생 제도를 운영해왔다. 매년 3, 4학년 10명 정도가 교환학생으로 가고 있다. 내년부터는 미얀마 최고 명문대인 양곤대와도 교환학생 제도를 운영할 계획. 또 학교 측은 미얀마 현지교육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올해 초 대규모 대학생(160명) 현지조사와 어학연수(15명)를 실시했다. 비용은 학교 측이 전액 지원했다.

이유진 씨(3학년)는 두 가지 혜택을 모두 받았다. 1월 초에는 ‘현지 조사’ 요원으로 친구 2명과 함께 ‘양곤-만달레이-일레 호수 주변의 문화’를 연구했다. 그는 “양곤 만달레이가 대도시화 돼 있다면 일레 호수 주변은 미얀마의 전통 문화를 많이 지키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조사 결과를 보고서로 냈다. 2월에는 또 양곤대학에서 3주 과정의 어학연수를 했다. 그는 한국학생들은 물론 중국과 일본학생들과 함께 어학연수를 하면서 전통 미얀마 음식을 먹기도 하고 스터디여행도 떠났다. 그는 “미얀마를 좀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고, 미얀마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부산외대 미얀마어 전공 학생들이 2월초 양곤대에서 어학연수를 받고 수료증을 받는 모습.

미얀마 학과는 올해부터 동남아시아 학부 내 미얀마 전공으로 바뀌면서 변화가 생겼다. 1학년 때는 통합 교육을 받은 뒤 2학년 때부터 미얀마어를 비롯해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전공을 선택한다. 각 전공과정은 그 나라의 언어를 숙달하는 한편 그 나라의 역사 정치도 배우게 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동남아 전체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동남아개발의 이해, 아세안통합론, 동남아 종교, 동남아 문학도 함께 배운다.

부산외대는 이처럼 국내대학 처음으로 융합형 동남아 교육과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동남아시아학부를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짠 것. 한마디로 ‘동남아학의 메카’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교육부도 이 같은 취지를 높이 평가해 지난해 부산외대 동남아창의인재사업단에 매년 20억 원씩 5년간 지원키로 했다. ‘2014 교육부 지방대학특성화사업(CK-1)’의 인문사회분야 최고의 지원금이다. 학교 측은 동남아 관련 분야에서 취업과 창업 전국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취업 분야로는 동남아 국제기구나 비정부기구(NGO)까지로 눈을 돌리게 한다는 계획. 학교 측은 동남아학부가 올해 입학 전형에서 전체 28개과 중 3위의 인기를 차지해 출발이 좋다고 보고 있다.

박장식 교수는 “동남아시아 학부는 1개 국가도 중요하지만 시각을 넓혀 동남아 전체를 바라보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며 “앞으로 산관학이 함께 가는 매머드 ‘동남아교육연구원’으로 발전시킬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양섭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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